‘적합업종’ 해제 이후에도
中企 자생력 확보가 목표
자전거소매·제과 등 相生
50여 품목 3월 기한 만료
정부, 컨설팅·R&D 지원
오는 3월 금형을 시작으로 중소기업의 사업 영역을 보호하는 ‘중소기업 적합업종’ 품목 74개 중 무려 50여 개 품목의 적합업종 권고 기간이 만료된다. 적합업종은 일몰제가 적용돼 권고 기간이 최대 6년으로 한정돼 있다. 동반성장위원회는 그동안 중소기업 적합업종을 통해 사업 활동을 확대해 온 중소기업들이 보다 경쟁력을 갖춰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을 할 수 있도록 경쟁력 강화사업 등을 펼쳐 왔다. 중소기업 적합업종을 통해 시장을 창출하고, 대기업과 협력해 새로운 사업모델을 만드는 등의 경쟁력을 강화한 사례를 살펴본다.
자전거 소매업체인 ‘경태네자전거(대표 임경태)’는 자전거를 대기업에서 역으로 위탁 생산하는 등 개성 있는 상품과 고객 맞춤형 서비스로 유명하다.
2012년 사업을 시작한 이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선정되면서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이를 활용해 고객방문 상담서비스, 업계 최초 자전거 세척 서비스 등 독특한 마케팅을 펼쳤다.
또 라이딩 입문자들이 많이 찾는 저가 제품의 품질이 떨어지는 점을 보완하고자 여러 아이디어를 고안해 삼천리자전거에서 위탁 생산한 로드바이크 브랜드 ‘히트(HIT)’를 2015년 출시하기도 했다. 변속기와 변속레버 등의 품질을 높여 저렴하면서도 고장이 잘 나지 않고 자전거를 쉽게 관리할 수 있어 큰 인기를 얻었다.
임 대표는 “자전거를 처음 타는 이들이 고장이 잦고 관리가 힘들어 자전거 자체를 포기하는 것을 보고 안타까워 가성비가 좋은 제품을 직접 생산하게 된 것”이라면서 “실제로 자전거를 많이 타고 즐기기 때문에 소비자의 입장에 서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홈페이지나 SNS 등을 통한 홍보활동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경태네자전거는 이런 다양한 노력 덕분에 회사 설립 초기보다 매출이 3~4배 뛰어 현재 연 매출 약 10억 원을 달성하고 있다.
지난해 자전거 소매업 등 8개 업종은 3년 권고 기간 만료 후 다시 적합업종으로 지정돼 3년간 추가로 대기업 진출이 제한되게 됐다. 경태네자전거도 오는 2019년까지 대기업과 견줘도 자생할 수 있는 경쟁력 강화의 기회를 얻었다.
제과점업의 경우도 지난해 적합업종에 재지정됐다. 서울 마포 지역에서 35년간 영업하고 있는 르네상스과자점은 유기농 밀가루를 사용하고 ‘당일생산·당일판매’ 원칙을 고수해 소비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기업이 제과점업을 프랜차이즈화하면서 많은 동네빵집이 문을 닫았지만,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 후 각 제과점만의 특성을 살려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곳이 많다.
유광종 르네상스과자점 대표는 “우수 제과점 벤치마킹, 해외 기술세미나 등을 바탕으로 제품 개발에 노력해 시즌에 따라 연중 150가지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면서 “설비 구매, 매장 리뉴얼 등 지속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에 있었던 중소기업 고유업종 제도는 사회적·경제적 여건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한계, 성장하는 중소기업이 오히려 자회사 분사로 중견기업으로의 변화를 지양하거나 품질경쟁보다 가격경쟁에 치중하는 부작용이 있어 2006년 폐지됐다.
그러나 이후 대기업의 중소기업 사업영역에 대한 무분별한 진출이 확대됐고, 2010년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추진대책의 하나로 동반성장위원회가 출범하면서 대·중소기업 간 합리적 역할 분담을 하는 적합업종을 추진하게 됐다.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를 통해 중소기업이 안정적으로 사업활동을 할 기회를 보장하고, 이를 바탕으로 경쟁력을 강화하는 긍정적인 성과가 나왔다. 다만 대기업의 진입제한으로 인한 시장경제 원리 위반 논란도 일었다. 이에 따라 일몰제를 시행해 권고 기간을 최대 6년으로 한정했다.
6년의 적합업종 권고 기간이 종료된 후 대기업의 사업 진출로 중소기업이 타격을 입는 것을 고려해 정부가 컨설팅, 공동사업화를 지원하는 ‘중소기업 적합업종 경쟁력 강화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중소기업들이 대기업과의 경쟁에서도 자생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컨설팅의 경우 시장 현황 및 특성을 분석,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을 발굴해 지원하는 게 골자다.
예를 들어 국내외 시장 동향을 분석하고 해외 우수사례를 벤치마킹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정부 지원 규모는 각 2700만 원이다. 공동사업화의 경우 지원단체가 사업모델을 강화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이나 공동마케팅을 지원하는 것으로, 1억 원 한도 내에서 정부가 80%, 단체가 20%를 부담하도록 했다.
올해 말 적합업종 지정이 해제되는 자동차재제조부품의 경우 대부분 수작업으로 공정이 이뤄지는 특성상 기술 노하우를 가진 중소기업들의 강점을 살릴 수 있도록 경쟁력 강화사업의 대상이 됐다.
한국자동차부품재제조협회 회원사들이 출자해서 만든 그린카프카는 경쟁력 강화사업을 통해 중소기업 공동브랜드 ‘오토센(AUTOSEN)’ ‘오토린(AUTOLEAN)’을 론칭했다. 또 서울시와 자동차산업복합단지 조성을 추진해 재제조부품의 유통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다양한 협업을 하고 있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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