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연극
김광보 등 중견연출가 기대돼
‘왕위 주장자들’ 국내 초연무대
- 뮤지컬
영웅·아리랑·빌리 엘리어트 등
새해 벽두부터 대형무대 ‘눈길’
- 무용
3월 바우슈 유작 ‘스위트 맘보’
6월 김용걸 공동안무‘…볼레로’
새 달력을 연다. 휴일을 센다. 그다음은 제각기다. 휴가 계획을 미리 세울 수도 있고, 가족의 대소사를 표시하거나 다이어트, 건강검진, 외국어 학습 등 중·단기 목표를 적어 둘 수도 있다. 공연 팬들에겐 올 한 해 기대되는 연극과 뮤지컬, 무용 등 공연 개막 일자를 체크하는 게 우선이다. 몇 년 동안 고대했던 뮤지컬일 수도 있고, 좋아하는 배우나 연출가의 신작도 있다. 좀처럼 보기 힘든 해외 유명 무용단의 내한공연도 놓칠 수 없다. 여행 일정을 짜는 것만큼이나 설렌다. 지금은 2017년 문화 캘린더를 채워야 할 시간. 올해 주목되는 공연을 살펴보자.

◇ 연극·뮤지컬
올해 연극에서는 김광보, 고선웅 등 중견 연출가들의 신작이 기대된다. 김광보 서울시극단장은 ‘환상의 파트너’인 고연옥 작가와 함께 헨리크 입센의 ‘왕위 주장자들’을 서울시극단 창단 20주년 기념작으로 선택, 오는 3월 31일부터 4월 23일까지 세종문화회관에서 국내 초연한다. 또 장우재 작가의 신작 ‘에틱스 VS 모럴스’(가제)도 서울시극단의 창작극으로 올해 10월 처음 무대에 오른다. 왕위 주장자들은 온갖 범죄를 일삼으며 권력을 향한 인간의 악마성을 드러내는 세 주인공을 통해 우리 시대의 모습을 돌아보며, 에틱스 VS 모럴스는 도덕과 윤리 사이에서 고민하는 등장인물들이 우리 사회의 모습을 반추한다.
고선웅 연출은 프랑스 영화감독 질 미무니가 직접 쓰고 감독한 영화 ‘라 빠르망’(1996)을 무대화한다. 미국에서 ‘당신이 사랑하는 동안에’(2004)라는 영화로 리메이크되기도 했던 이 작품은 긴장감 넘치는 구성과 사랑, 관계에 대한 통찰력으로 여전히 영화팬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 작가이자 연출자로, 또 연극, 뮤지컬, 창극 분야 등 전방위로 활동하고 있는 고 연출은 ‘라 빠르망’의 상투적이지 않고, 미스터리하게 풀어낸 사랑 이야기에 단숨에 매료돼 미무니 감독을 직접 수소문했다고 한다. 고 연출이 이끄는 극공작소 마방진과 LG아트센터가 공동제작하며 10월 18일∼11월 5일 공연한다.
뮤지컬은 이달 18일 개막하는 ‘영웅’(∼2월 26일, 세종문화회관)을 비롯해 광복 70주년을 맞아 2015년 초연한 대형 창작 ‘아리랑’(7월 25일∼9월 3일, 예술의전당), 그리고 7년 만에 돌아오는 ‘빌리 엘리어트’(11월 28일∼2018년 4월 29일, 디큐브아트센터) 한국어 버전 등 지난해보다 눈에 띄는 대형 무대가 늘었다.
◇ 무용
최근 수장이 바뀐 국립현대무용단(예술감독 안성수)의 새로운 레퍼토리가 주목된다. 첫 작품은 한·불 상호교류의 해 초청작으로 지난해 6월 프랑스 파리 샤요국립극장에서 공연해 호평 받은 ‘혼합’(안무 안성수)이다. 3월 24일부터 26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선보이는 혼합은 다른 장단과 강약을 지닌 동서양의 음악 위에 섬세하고 연속적인 전통춤과 현대적 움직임을 얹었다.
6월에는 김용걸, 김설진, 김보람이 공동 안무한 ‘쓰리 볼레로(Three Bolero)’가 오케스트라 연주와 함께 무대에 오르며, 7월에는 현대무용단 신작 ‘제전악-장미의 잔상’이 이어진다. 젊은 작곡가 라예송이 새롭게 작곡한 제전악이 안성수 감독 특유의 섬세하고 직관적인 안무와 만날 예정이어서 더욱 기대된다.
LG아트센터에서는 3월 24일부터 27일까지 피나 바우슈 부퍼탈 탄츠테아터의 ‘스위트 맘보’를 기획공연으로 초청했다. 혁신적 스타일로 인간 본연의 깊은 감정을 표현했던 21세기 최고 예술가 피나 바우슈(1940∼2009)의 마지막 온기가 느껴지는 작품으로, 바우슈가 세상을 떠나기 1년 전인 2008년 5월 부퍼탈에서 초연한 유작 중 하나다. 새하얀 커튼이 흩날리는 무대, 솔로와 앙상블의 다양한 움직임, 유머러스하고 낙관적인 장면 등이 현실과 초현실을 오가는 듯한 변화무쌍한 이미지들을 만들어 낸다.
두산아트센터에서는 지난해 프랑스에서 ‘할머니 막춤’ 열풍을 일으킨 안은미 연출·안무작 ‘조상님께 바치는 댄스’(3월 25∼26일)가 공연되고, 국립극장 산하 국립무용단은 향연(2월 7∼11일), 회오리(3월 30일∼4월 1일), 시간의 나이(4월 27∼29일)등 무용단의 대표적 인기작들을 연이어 선보인다.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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