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가치하락 건설경기 탓
전체 포트폴리오에 큰 영향없어


국민연금기금의 지난해 국내 주식 수익률이 5.6%로 4년 만에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제일모직과 합병 과정에서 의결권 외압 논란을 빚고 있는 삼성물산의 지분 가치가 2800억 원가량 줄었지만, 삼성전자의 지분 가치가 6조 원 이상 급등하는 등 전체적인 포트폴리오가 안정되면서 고수익을 거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3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 따르면 국민연금기금의 지난해 국내 주식 운용 수익률은 전년도 1.67%보다 3.97%포인트 오른 5.64%로 잠정집계돼 2012년(10.21%) 이후 최고 수익률을 기록했다. 2013년 이후 3년 만에 국내 주식 운용 수익률이 목표 수익률(5.24%)을 웃돌기도 했다. 목표 수익률(벤치마크) 대비 40bp(1bp=0.01%포인트) 초과 달성한 것이다.

종목별로는 삼성전자 수익 기여율이 가장 높았다. 국민연금의 삼성전자 지분 가치는 지난해 초 16조4700억 원(지분율 8.87%)이었지만, 지난해 말에는 22조7200억 원(지분율 8.96%)으로 6조2500억 원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삼성물산 지분 가치는 1조5400억 원(지분율 5.78%)에서 1조2600억 원으로 2800억 원 줄었으나 삼성전자의 지분 가치가 큰 폭으로 올라가면서 전체 종목이 안정적으로 관리됐다. 또 삼성물산 가치하락은 당시 전반적인 건설사 경기악화로 인해 나타난 현상으로, 전체 포트폴리오에는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기금운용본부 관계자는 이날 “전체적으로 포트폴리오 관리 관점에서 ‘패시브 운용’과 ‘액티브 운용’이 조화를 이룬 결과로 해석된다”며 “그간 액티브 포트폴리오에서 증시 구성비 대비 쏠림현상이 있는 것을 개선하면서 전체적으로 포트폴리오 안정성이 높아진 영향”이라고 평가했다.

국민연금 관계자도 “국민연금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안에 찬성표를 던진 것은 삼성물산뿐 아니라 삼성그룹 계열사 전체 포트폴리오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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