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20개사 8000만원 이상
복리증가… 방만운영 해소못해

성과연봉제 도입은 무산 직전
‘최순실표 정책’ 꼬리표 달아
야당·노조 “백지화하라” 주장


기업들은 불투명한 경제 상황 속에서 ‘생존 우선’을 올해 목표로 세울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공공기관 정규직 평균 연봉은 사상 최초로 7000만 원을 넘어섰다. 조직 내 비정규직과의 임금 격차도 심화하는 등 공공기관 정규직 ‘철밥통’ 논란은 식을 줄 모르고 있지만, 이를 개선하자는 성과연봉제 도입은 탄핵 정국 속에 노조의 반대로 물 건너가는 분위기여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3일 공개한 ‘공공기관 임금정책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말 기준 119개 공기업·준정부기관의 정규직 1인당 평균 연봉은 7000만4000원이다. 이는 2014년 평균(6672만2000원)보다 4.9% 오른 것으로, 2012년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공공기관별로 보면 박사급 인력이 많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 평균 연봉 9764만6000원으로 가장 많았다. 한국전력거래소는 9033만3000원, 한국무역보험공사가 8866만 원, 한국세라믹기술원이 8756만7000원으로 각각 뒤를 이었다. 상위 20개사 모두 정규직 평균 연봉이 8000만 원을 넘었다.

주무부처별로는 예금보험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등이 있는 금융위원회 산하 기관의 정규직 평균 연봉이 8329만8000원으로 가장 높았다. 기금관리형 준정부기관은 무기계약직 평균 연봉(3480만9000원)이 정규직(7318만 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았다.

보고서는 “기획재정부가 공공기관의 방만한 운영을 해소하려 했지만 오히려 사내근로복지기금 상향 조정 등 복리후생비 지원을 증가시켜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공공기관 정규직에 대한 과도한 연봉 책정의 부작용이 심각한데도 성과연봉제 도입은 무산 직전이다. 기재부는 지난해 1월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권고안’을 발표한 이후 5개월 만에 119개 공기업·준정부기관에 성과연봉제 확대 도입이 완료됐다고 발표했으나, 노조의 반대로 일부 기관에선 시행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최근 탄핵 정국에서 야당은 ‘최순실표 정책’이란 이유로 철회를 주장하고 있어 백지화될 가능성 또한 높아졌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업무 성과에 따른 보상이 아니라 정규직·근속 등으로만 임금을 부여하는 현행 제도는 공공기관의 효율성과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원인”이라며 “공공기관의 임금체계가 장기적으로는 국가 재정 등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경고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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