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계청·보건사회연구원 분석

신용불량·취업난·생활고 원인
베이비붐세대도 2.2배로 증가
OECD 회원국 평균 2배 넘어
상실감 이겨낼 정서적 지지 필요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도, 이들의 자녀인 ‘에코 세대’(1979∼1992년생·메아리 세대)도 경제난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삶을 끝내고 있다.

사업 실패를 비관한 60대 남성이 최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조모(61) 씨가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수면제 등을 복용한 채 쓰러져 숨져 있는 것을 순찰 중인 경찰관이 발견했다. 조 씨는 사업이 부도난 뒤 괴로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빚으로 생활고를 겪던 30대 남성도 집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서울 강서경찰서에 따르면, 최근 김모(31) 씨가 자기 방에서 목매 숨져 있는 것을 어머니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직장인인 김 씨는 주식 투자 등에 실패하면서 빚이 과도하게 늘어나자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자살(고의적 사망)은 주요 사망원인 중 암,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폐렴 등에 이어 5위를 차지했다. 또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회원국 자살률(2014년 기준) 통계에 따르면, 38개 회원국 평균 자살자 수가 10.2명(인구 10만 명당)이었던 데 비해 한국은 28.7명으로 2배가 넘었다.

특히 경제적 어려움으로 목숨을 끊는 사람이 꾸준히 늘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2013년 ‘우리나라 세대별 자살 특성 분석’에서 △에코 세대는 2007년 학자금 대출로 인한 신용불량자의 증대, 취업난, 생활고 등으로 자살률이 급속히 증가했으며 △베이비붐 세대의 자살률도 글로벌 경제위기가 닥친 2008년부터 급속한 증가세를 보인다고 분석한 바 있다.

에코 세대의 인구 10만 명당 자살자 수는 2001년 4.8명에서 2011년에는 24.5명으로 5.1배가 됐다. 또 같은 기간 베이비붐 세대 10만 명당 자살자 수는 18.3명에서 40.6명으로 2.2배가 됐다.

전문가들은 ‘정서적 지지’를 포함한 다방면의 지원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박종익 강원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3일 “사업 실패 등으로 인한 심리적 상실감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복지뿐 아니라 정신과 상담과 사회적 네트워크를 통한 안전망 등 정서적 지지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안용민(전 자살예방협회장) 서울대 정신과 교수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한 자살은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복지 시스템의 문제로 보고 무료 법률상담과 심리상담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수민·김성훈·김현아 기자 human8@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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