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한민국 주변은 온통 경고음과 새로운 신호음이다. 미국발 금리 인상과 보호무역의 격랑이 몰려오고, 그 와중에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보복 파고도 심해질 것이다. 게다가 지난 2년 동안 마이너스 성장을 했고, 엔저의 일본과 경쟁해야 하는 수출이 올 들어 나아지리라는 보장이 없다. 빚내서 집 사라는 경기부양 정책으로 만들어진 73만 채의 아파트는 올해와 내년 집값을 눌러 내릴 기세다.
이러한 단기적 사건들이 벌어지는 와중에, 다른 한편에서는 우리 경제생활에 보다 근본적인 변화를 몰고 올 일들이 진행되고 있다. 이른바 4차 산업혁명이 그것이다. 예를 들어, 수년 안에 계산대에 직원이 없는 슈퍼마켓이 출현하고, 운전사 없는 버스와 자동차가 나오며, 택배 오토바이 대신에 드론이 날아다니게 된다는 것이다.
금리 인상이나 보호무역과 같이 당장의 대책이 시급한 일이 여럿이고, 4차 산업혁명이나 노동인구 감소와 같이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될 일도 여럿이다. 결국, 2017년이 전하는 핵심어는 국가 혁신과 개조다. 하지만 혁신과 개조는 갈등을 부른다. 국가 혁신과 개조를 위한 노력과 함께 우리 사회 곳곳에서 갈등의 충격음이 들려올 것이다. 사실 국가 혁신과 개조의 충격음은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이미 들렸어야 좋았다. 세월호 비극을 헛되이 흘려보내지 않으려는 비상한 의지로 국가 시스템을 혁신하고 개조했어야 했다. 그러나 그 시기에 대한민국에서는 대통령부(府)가 정점에 선 희대의 국정농단이 진행됐다. 국가적 불행이다.
그런데 지금 기회의 창도 열리고 있다. 대통령 선거를 통한 국가 리더십 교체다. 평시와 같으면 서로 다른 후보들이 서로 다른 문제가 중요하다고 주장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2017년에는 누가 대통령이 되든 풀어야 할 궁극적인 문제는 같다.
새로운 국가 리더십이 해야 할 일은 세 가지다. 우선, 희망의 비전으로 국민에게 위안과 방향감을 주는 일이다. 비전이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어떻게 하면 갈 수 있는지를 담은 메시지다. 좋은 비전은 어려움을 넘으면 무슨 결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지를 잘 알려서 힘을 주고 희망을 퍼뜨릴 수 있다.
지난해에 국가기관의 공적 권력이 개인에 의해 사유화되고 국민 주권이 훼손되는 적나라한 모습에 대다수 국민의 억장이 무너졌다. 게다가 발을 동동 구르며 지켜만 봐야 했던 세월호 사건의 근본 원인도 그리고 그 교훈도 전혀 정리되지 못한 채 아직 우리의 엄정한 숙제로 남아 있음을 국민은 새삼 깨달아야 했다. 올해는 이 문제들을 풀고 치유해 국가와 위정자에 대한 실망이 더 이상의 좌절과 냉소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그 위에서 다음의 일들을 서로 이야기하고 공유하는 한 해가 돼야 한다.
둘째는, 공정(公正)과 정의(正義) 그리고 투명성의 기치를 높이 드는 것이다. 국민은 공정하지 못함과 투명하지 못함에 질리고 분노한다. 공정과 정의는 함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원동력이다. 올해 그리고 앞으로의 몇 해가 우리나라에 큰 도전의 시기가 될 것임은 분명하다. 어려움의 시기를 극복하는 데 있어, 국가 리더십은 공정과 정의로 스스로 무장하고 정부를 유리알처럼 투명하게 운영해 국가와 시장 권력에 대한 국민의 회의감(懷疑感)을 줄여나가야 한다. 지금의 이 엄중한 상황에서 공정과 정의를 해치는 일은 나라를 망치는 것이다.
셋째는, ‘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정부’를 꾸리는 것이다. 저출산 해소에 100조 원의 돈을 여러 조직이 서로 나서서 이런저런 방식으로 쓰고도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잡지 못하는 식의 국정 운영으로는 지금의 크고 엄중한 문제들을 푸는 데 한계가 있다. 저출산과 고령화, 4차 산업혁명, 청년실업 등을 제대로 다룰 수 있는 ‘큰 문제 해결형’ 정부가 필요하다. 큰 문제를 해결하는 일에 많은 노력과 자원, 그리고 시간이 필요함은 지당하다. 정부 조직은 문제 해결의 수단이다. 문제보다는 개별 정부 조직, 그리고 그의 예산 배분 및 성과 관리 과정이 중심에 서는 국정 운영으로는 아무리 많은 자원을 투입해도 큰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2017년 한 해는 우리에게 힘든 한 해가 될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동시에 새로운 기회의 한 해가 될 것임도 분명하다. 올해는 국가 대혁신(大革新)으로 바빠야 한다.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