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현, 이름 없는 고래, 72.7×50.0㎝, 캔버스 위에 오일, 2016
김지현, 이름 없는 고래, 72.7×50.0㎝, 캔버스 위에 오일, 2016
‘자 떠나자 동해 바다로 신화처럼 숨을 쉬는 고래 잡으러∼.’

나이 지긋한 사람들에게는 익숙한 노래 한 자락이다. 송창식의 ‘고래 사냥.’ 1970년대 청춘의 갈피를 적셔주었던 돌파구 같은 노래다. 팍팍한 당대 현실 속에서 미래가 막막한 젊은이들에게 반항적 카타르시스를, 고래로 상징되는 희망의 위안을 주었던 이 노래는 지금도 유효한 메시지로 다가온다. 안타깝게도.

김지현의 고래 그림을 보면 이 시대 희망을 갈구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노래 가사처럼 바다 위로 떠올라 신화처럼 숨을 뿜어내는 고래다. 젊은이다운 도발적 발상에 마음이 간다. 세밀한 묘사가 환상적 분위기를 돋우고, 이 때문에 희망의 이미지가 더욱 간절하게 다가온다. 새날 동해 해돋이 바라듯, 마음속에 하늘로 날아오르는 고래 한 마리씩 담는 것은 어떨까.

전준엽 화가·미술저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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