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유일한 항공모함인 랴오닝함과 3척의 구축함, 3척의 프리깃함, 1척의 보급선으로 구성된 항모전단은 지난 12월 중순부터 연말까지 발해만에서 남중국해에 이르는 항로를 이동하며 훈련을 했다. 그리고 연초에는 남중국해의 분쟁지역에서 훈련을 시작했다. 중국은 이미 제2의 항공모함 건조를 완료하는 단계에 접어들었고, 남중국해의 인공 섬들을 군사기지화하고 있기도 하다. 중국의 해양굴기를 보여주는 한 장면이다.
중국의 부상에 대응해 일본, 동남아 국가들과 인도는 서로의 방위 협력은 물론 미국과의 관계도 강화하고 있다. 미국은 이른바 아시아 재균형 정책을 통해 동아시아 지역에 대한 군사력 전진 배치와 동맹 강화 정책을 추진해 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는 심지어 러시아와 관계를 복원해 중국의 부상에 대응하려 한다는 예상까지 나오고 있다.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준비작업이 완성단계에 있다고 밝힘으로써 다시 한 번 세계를 긴장시켰다. 유엔 안보리가 북한에 대해 핵무기나 탄도미사일 개발을 금지시켰지만, 북한 지도부는 이러한 국제사회의 제재에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이 향상되고 있는 가운데 몇 년 안에 북한이 수십 기의 핵무기와 그 운반 수단을 갖게 될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다. 중국의 군사력 증강 추세를 볼 때, 수년 안에 한반도와 오키나와, 필리핀을 거쳐 중국이 남중국해에 임의로 그어 놓은 구단선(九段線)을 잇는 소위 제1 도련선까지 중국의 해상방위선이 확대될지도 모른다.
한국 외교가 직면하고 있는 두 가지의 심각한 위협 요인이다. 그러나 2017년 대한민국은 이에 대응할 준비가 전혀 안 돼 있다. 대통령 탄핵심판이 진행되는 가운데 국가 리더십은 실종 상태이고, 곧 있을 대통령 선거 국면에서는 우리 내부의 이념 갈등이 그 어느 때보다 첨예하게 표출될 전망이다. 주한 미군의 사드 배치와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 문제가 대선의 핵심 쟁점들로 부상할 것이기 때문이다. 대북 제재는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에 대한 국제사회의 단합된 응징이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로부터 가장 직접적 위협을 받을 나라는 당연히 대한민국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 내부에는 대북정책을 둘러싼 이념적 갈등이 여전하다. 이번 대선에서도 진보와 보수는 대북 포용과 제재를 축으로 갈릴 것이다.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강력한 반대도 올해 더욱 노골적으로 드러날 것이다. 며칠 전 중국 외교부는 한국 정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를 담당하는 아주국 부국장을 서울에 파견해 한국의 사드 배치를 경고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중국 내 우리 기업들의 사업을 어렵게 하고 무역 마찰을 일으키고 한류의 중국 내 확산에 제동을 걸고 있다. 사드 배치를 둘러싼 한국과 중국의 입장 차이는 분명하다. 우리는 최소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 사라질 때까지는 미국의 핵우산과 사드를 비롯한 방공망이 필요하다.
대한민국의 생존이 걸려 있는 중차대한 대외정책 과제들을 두고 우리는 너무나 이념적으로 갈라져 대립하고 있다. 그리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선거를 통한 심판으로 찾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경향도 강하다. 민주주의에 대한 전투적 접근이다. 브렉시트나 트럼프 현상과 같은 민주적 절차를 통한 비이성적 결정들이, 우리나라의 안위가 걸린 심각한 대외정책을 둘러싸고 재현돼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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