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선하 연세대교수 논문

개인정보보호 이유로 공유못해
흡연 폐해 과도하게 낮게 추계


세계 최대 규모의 자료를 보유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보건의료 빅데이터’가 관련 기관 간 상호 연계 부족으로 국민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4일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에 따르면 지선하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NECA 공감 12월호’에서 우리나라 보건의료 빅데이터가 상호 연계가 되지 않아 부정확한 연구결과가 생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 교수는 대표적인 예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검진 자료와 국립암센터의 암 등록자료 사례를 꼽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전 국민 건강검진자료를 보유하고 있고 이를 통해 세계 최대 규모의 코호트를 구축하고 있지만, 코호트 연구에서는 질병 자료에 해당하는 암 발생자료의 정확성이 부족한 청구 자료를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보험 청구자료만 집계되는 탓에 건강검진이나 수많은 비급여 암 환자 등의 자료는 통계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 암 발생 환자 데이터가 많은 국립암센터의 암 등록 자료와 연계되지 않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이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연구결과에도 잘못된 영향을 미쳤다. 흡연 여부에 따른 폐암 발생 관련성을 보면, 우리나라 빅데이터로는 비흡연자 대비 현재 흡연자가 갖는 폐암의 비교 위험도는 3배 정도에 그쳐, 미국이나 영국에서 보고되는 10배와 차이가 크다. 이로 인해 학계에서는 최근 흡연자가 비흡연자보다 더 오래 산다는 ‘흡연자의 역설’(smoking paradox)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하게 만들었다.

지 교수는 “개인정보보호를 이유로 자료 연계가 되지 않아 우리나라는 흡연의 폐해가 과도하게 낮게 추계된다”고 지적했다. 지 교수는 “국립암센터에서 2009년 발표한 흡연에 의한 폐암의 비교 위험도조차 외국 자료와 비교하면 턱없이 낮은 수치로, 결국 이런 자료는 담배 소송에서 담배의 폐해를 줄이려는 담배회사의 변론에 사용돼 국민은 잘못된 정보를 접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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