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위안 6개 주제별로 엮어
“서정시는 누구나 동경하는 마음의 고향이다. 고향을 다시 찾아가는 감격을 독자와 함께 누리려고 책을 썼다. 타향살이의 비애를 말끔히 씻어내고, 고향에서 뛰놀던 동심으로 되돌아가자.”
국문학자 조동일(78·사진) 서울대 명예교수가 우리 시를 포함해 중국어, 일본어,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그리고 한문 등 7개 언어로 쓰인 전 세계 명시를 엮어 번역· 해설한 ‘서정시 동서고금 모두 하나’(내마음의 바다)를 내놨다. 6권짜리의 방대한 분량이다. ‘실향의 노래’ ‘이별의 노래’ ‘유랑의 노래’ ‘위안의 노래’ ‘지성의 노래’ ‘항변의 노래’ 등 6가지 주제별로 나눠 엮었다. 한국 시인 서정주, 노천명, 고은, 천상병부터 월산대군, 신사임당, 두보, 타고르, 헤세, 괴테, 휠덜린, 말라르메 등 시간과 공간을 가로지르며 주옥같은 서정시를 전한다.
‘한국 문학 통사’에서 시작해 ‘세계 문학사의 전개’로 나아갔던 국문학자가 그로부터 얻은 식견으로 서정시들을 한 단계 깊이 통찰해 독자들에게 전하는 작업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원로 국문학자의 시에 대한 오랜 애정의 결과이기도 하다.
조 명예교수는 저자의 말을 통해 “국문학 연구에 종사하면서 여러 분야를 다루느라고 서정시를 제대로 돌보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이 시선집을 내놓게 됐다”고 했다. “고등학교 시절에 시 짓는 것을 즐거움으로 삼고, 대학에서 불문학을 전공하면서 상징주의 시에 심취하기도 했다”는 그는 “그 시절에 키운 서정시에 대한 애정을 이번 작업에서 살리면서 뒤로 돌아가는 동시에 앞으로 나아가려고 한다”고 했다.
그는 소설과 시를 이렇게 비교해 설명했다. “소설은 사람이 누구나 같은 사람이지만 얼마나 다르게 사는지를 보여준다면 서정시는 다른 사람들이 같은 생각을 한다는 것을 알려준다. 또 소설은 자아와 세계의 대결이라면 서정시는 세계의 자아화(自我化)이다.”
이 같은 맥락에서 그는 동서고금의 서정시는 결국 모두 하나라고 한다. 따라서 동서고금의 서정시를 한자리에 모아 합치면 커다란 작품 한 편이 된다며 인류는 지금까지 거대한 규모로 서정시 한 편을 만드는 작업을 시간과 장소가 다른 곳에서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해 각기 자기만의 방식으로 해왔다고 풀어낸다. 하지만 “세계가 한 집안이 된 지금에도 언어에 따라 구분되고 전공자가 각기 따로 있어 서로 소통되지 않는다”는 그는 “오랜 인습을 타파하고 장벽을 헐어 인류가 이룩한 명작을 한자리에 모아 커다란 꽃동산을 만들려고 했다”고 시선집 출간 이유를 밝혔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