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 잡’ 뛴 프로선수들

농구 황제 조던, 야구로 외도
보 잭슨, MLB·NFL 동시활동


미국의 유명 스포츠 스타들은 고교 시절까지 여러 종목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경우가 적지 않다.

2015년 미국프로풋볼(NFL)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한 256명의 고교생 중 224명이 2개 이상의 종목을 병행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프로에 진출하면서 한 종목에 ‘올인’하지만 프로 진출 이후에도 겸업한 사례는 여럿 있다. 미국은 잠재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고교 때까지 한 종목에 전념하기보다 다양한 종목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게 한다. 스카우트들도 여러 종목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걸 선호한다. 운동감각이 뛰어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한 종목에 ‘올인’하는 한국과는 다르다.

가장 대표적인 게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54·왼쪽 사진)이다. 조던은 메이저리그에 도전했지만 뚜렷한 성적을 남기지 못했다. 조던은 미국프로농구(NBA) 3번째 우승을 달성한 직후인 1993년 7월 부친이 강도에게 피살되는 사건이 벌어지자 10월 NBA에서 은퇴했다. 조던은 이듬해 메이저리그 시카고 화이트삭스 산하 더블A 구단인 버밍햄 배런스와 계약하고 야구로 전업했다.(오른쪽) 부친의 꿈이 메이저리그 선수가 되는 것이었기 때문.

조던은 그러나 더블A 127경기에 출장해 타율 0.202, 46득점, 30도루라는 평범한 성적을 남겼다. 조던은 1995년 3월 농구 코트로 복귀했다.

디온 샌더스(50)는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와 NFL 슈퍼볼에 모두 출전한 유일한 선수다. 1994년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 1995년 댈러스 카우보이스 소속으로 슈퍼볼에서 우승했다. 코너백으로 와일드 리시버를 막았다.

샌더스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소속으로 1992년 월드시리즈에서 출전해 타율 0.533(15타수 8안타), 4득점, 5도루의 빼어난 성적을 남겼다. 메이저리그와 NFL에서 모두 9개 팀을 거쳤다. 야구에서도 빠른 발을 활용해 1994년과 1997년 내셔널리그 도루 2위, 1992년 내셔널리그 3루타 1위 등을 올렸다.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은 9시즌 동안 641경기에서 타율 0.264, 39홈런, 168타점, 186도루이다.

샌더스는 1989년 9월 5일 시애틀 매리너스를 상대로 홈런을 때리고 같은 달 10일 LA 램스를 상대로 터치다운을 기록해, 한 주에 홈런과 터치다운을 동시에 기록한 유일한 선수로 남아 있다.

보 잭슨(55)은 메이저리그와 NFL에서 모두 올스타에 선정된 유일한 선수다.

1989년에는 아메리칸리그 올스타로 뽑혔고, 올스타전에서 4타수 2안타(1홈런), 2타점을 올려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1988년과 1989년에는 20(홈런)-20(도루)을 달성했다. 빅리그 통산 694경기에서 타율 0.250, 141홈런, 415타점, 341득점을 남겼다. 잭슨은 1986년 NFL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탬파베이 버커니어스에 지명됐으나 탬파베이가 야구와 ‘투 잡’을 허용하지 않아 NFL 입성을 고사했다. 이듬해 드래프트에서 LA 레이더스가 야구 겸업을 허용하며 전체 7순위로 영입했다.

NFL 스타 팀 티보(30)는 지난 9월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티보는 NFL 덴버 브롱코스 소속 쿼터백이던 2011년 10월 마이애미 돌핀스를 상대로 극적인 역전승을 일궈낸 뒤 한쪽 무릎을 꿇고 한 손을 이마에 댄 채 기도를 했다. 이 장면은 미국 전역으로 중계돼 큰 화제를 모았고 ‘티보잉’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졌다.

티보는 야구로 터전을 옮겼고 아직 빅리그에 올라가지 못했지만, 미국 언론은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연일 보도하고 있다.

조성진 기자 threeme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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