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씩 한국에 오면 삶의 우선순위를 정하지 못해 정말 중요한 것을 잃어버리고 바쁘게만 사는 듯합니다. 무엇을 위해 사는지,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도 생각해봐야 합니다.”
몽골에서 15년 동안 가난한 아이들을 위한 교육·의료 봉사사업에 헌신해온 이호열(60·사진) 신부가 4일 ‘제6회 이태석 봉사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 신부는 지난 2001년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영하 40도까지 내려가는 겨울을 견디기 위해 난방 파이프가 지나가는 맨홀 안에서 노숙하는 길거리 아이들을 보고 교육사업을 결심했다.
그는 “힘들어도 청소년들과 함께 먹고, 자고, 살면서 하는 ‘마음의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 지역 공동체의 보금자리를 만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몽골은 유목생활에서 정착생활로 접어드는 과정에서 생긴 빈민 증가와 도시화의 폐해가 심해 가난 극복도 절실했다. 이를 위해 비닐하우스를 만들어 농업기술교육을 하고 함께 농사를 지어 장학금을 마련했다.
이 신부는 몽골 청소년들의 인성·독서교육을 위해 한국의 동화책을 번역하고, 다양한 정보를 담은 ‘십대들의 쪽지’를 출판, 600여 학교에 3만 부를 무료 배포해 중·고교생 40여 만 명이 구독하고 있다. 그는 “힘들게 수작업으로 책과 잡지를 제작하지만, 책값이 비싸 책을 쉽게 접할 수 없는 아이들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에 열심히 하고 있다”며 “여력이 된다면 좀 더 나은 환경에서 번역과 출판사업을 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또 한국가톨릭의료협회의 도움으로 건강검진, 사시·백내장 수술, 의수족 제작, 시력교정 안경지원 등 3600여 명을 진료하는 의료사업도 실시했다.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 30개 학교 1만9000여 명을 대상으로 건강관리기록부도 도입했다. 이 신부는 올해부터는 하던 사업을 확대해 10만여 ㎡의 땅에 농업기술 전수를 위한 생태학교를 운영하기 위해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이 신부는 동아대를 졸업한 뒤 다시 신학교에 입학해 청소년 교육을 목적으로 하는 살레시오회 수도회에서 사제 서품을 받았다. 한편 이태석 봉사상은 ‘울지마 톤즈’로 알려진 고 이태석 신부의 정신을 이어가기 위해 마련됐다. 시상식은 오는 11일 부산시청에서 ‘부산사람 이태석기념사업회’ 주관으로 열린다.
부산 = 김기현 기자 ant735@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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