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념의 재활’ 하재헌 중사

北 지뢰도발 부상 악몽…
“죽음보다 더 큰 고통 극복”


“지난 16개월간 죽음의 문턱을 넘나들며 전신마비 수술 19번을 포함해 21차례 수술을 받았습니다. 매번 힘들었지만 ‘혼자 설 수 있어야 한다’고 저 자신에게 끊임없이 말했습니다.”

정유년 시무식 날인 지난 2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국군수도병원에서 만난 하재헌(23·사진) 중사는 휠체어 없이 혼자 힘으로 성큼성큼 걸어와 환한 미소로 인사했다. 그는 “성원해준 군과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군 생활 중 부상당한 병사들의 치유와 재활을 돕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015년 8월 초 비무장지대(DMZ) 수색 도중 북한이 매설한 목함지뢰 2발에 양발을 모두 잃고 사경을 헤맸던 상처의 흔적을 적어도 겉으론 찾아보기 힘들었다. 하 중사는 지뢰 도발 직후 분당서울대병원과 중앙보훈병원에서 대수술과 재활치료 후 2∼3일간 부축받은 것을 제외하고 혼자 힘으로 일어섰고 이제는 일상생활이 가능해졌다.

하 중사는 “죽음보다 더한 큰 고통을 이겨내며 재활운동을 통해 의족으로 혼자 힘으로 다시 걸을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절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치료하면 반드시 낫는다고 생각한 것이 빨리 회복한 비결”이라고 얘기했다. 하 중사는 “어릴 적부터 야구를 포함해 웬만한 구기 종목은 다 좋아했고, 평소 운동으로 건강을 유지해온 덕분에 큰 수술을 잘 이겨낸 것 같다”며 “지금은 의족 부위 상처 치료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최근 2차례 피부이식수술을 한 다리 상처 부위 통증이 사라지고 피부 상처가 덧나지 않게 되면 수영과 복싱, 헬스 등 근력운동을 통해 본격적으로 몸만들기에 나설 계획”이라고 새해소망을 밝혔다. 올해부터 의족으로 달리기를 하는 데서 더 나아가 장차 장애인올림픽에 국가대표로 출전할 때까지 재활에 힘을 쏟겠다는 도전 의지도 불태웠다.

2014년 3월 입대해 육군 1사단 최정예 수색대대 부사관으로 근무한 그는 지난해 12월 1일 중사로 진급했다. 현재 의무부사관으로 병과를 전환한 하 중사는 국군수도병원 원무과에서 원무행정 담당으로 근무 중이다. 부상으로 전역하는 병사들의 장애 보상과 군에서 사망한 병사 유족 급여 지급 등 보상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올해 안에 대전 의무부사관학교에서 정식 교육을 받고 의무자격증도 획득할 계획이다. 그는 의무부사관 생활에 대해 “평소 접하던 분야가 아니라 생소하지만 피 흘리는 병사들을 보면 안타깝다”면서 “아픈 병사들을 치유하면서 뿌듯한 자부심을 갖게 됐고 의무 분야를 공부하면서 많이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하 중사는 북한의 비열한 행위에 대한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그는 “지금도 최전방에서 북한군과 싸우고 싶은 마음이지만, 저처럼 임무를 수행하다가 다친 장병들에게 군 병원에서 근무하면서 힘이 돼주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DMZ에서 다친 수색대원들은 잊더라도 북한의 지뢰 도발 사실만큼은 절대 잊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성남 =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
사진 = 김호웅 기자 diverkim@munhwa.com
정충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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