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제도라 하면 대개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에게 현금이나 현물을 지원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예로부터 흉년 등 백성이 어려운 시기에 나라에서는 곡식 등을 나눠주는 구휼(救恤)을 했으며, 우리의 대표적 복지제도인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는 저소득층에게 생계·의료·주거·교육 등의 금전적 혜택을 지원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그러나 국민의 복지 욕구가 다양해지고 환경이 바뀜에 따라 저마다 처한 어려움도 다양해져 과거처럼 현금이나 현물만 지원하는 복지제도로는 국민의 눈높이를 맞추기 어렵게 됐다. 아이를 맡길 곳이 없는 맞벌이 부부, 질병에 걸리거나 홀로 계신 노부모를 어떻게 모실지 고민하는 자녀의 모습 등은 현대사회 새로운 어려움의 한 단면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보육이나 노인돌봄과 같은 ‘사회서비스’다. 다양한 계층에게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체감도를 높이는 동시에, 사회적 일자리를 창출해 우리 사회 전체의 행복이 커지는 효과가 있다. 일반적으로 사회서비스는 돌봄, 활동지원과 같이 ‘무형의 서비스’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지만, 최근에는 기저귀와 분유, 난방연료 등 필요한 물품을 직접 구매할 수 있는 권리까지 그 범위가 넓어졌다.
사회서비스는 말 그대로 서비스를 이용할 권리, 또는 물품을 구입할 권리를 주는 것이기 때문에 과거의 복지제도처럼 현금을 직접 지원해서는 목적 달성이 어렵다. 이에 따라 ‘서비스 이용 또는 물품을 구입하는 방식’을 제도화할 필요가 있었고,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이 ‘바우처(voucher)’라 불리는 사회서비스 이용권이다.
이용권은 일정 시간이나 금액만큼 정해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음을 알려주는 일종의 증표로, 보통 플라스틱 카드의 형태로 발급된다. 한 사람이 필요로 하는 사회서비스는 하나에 그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소득이 낮은 산모는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서비스와 기저귀·분유 비용을 함께 지원받기를 원할 것이다. 아이가 크면 어린이집에 보내 보육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가끔은 시간제 아이돌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겨울철에는 난방비를 지원받을 수도 있다. 이렇게 다양한 서비스에 대해 각각 다른 이용권을 사용해야 한다면, 여러 장의 카드를 발급받아 필요할 때마다 각기 다른 카드를 꺼내서 사용해야 할 것이다.
이런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한 장의 카드로 여러 사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통합한 것이 ‘국민행복카드’다. 2015년 5월 출시된 국민행복카드 한 장으로 임신·출산 진료비 지원(종전 고운맘카드), 청소년산모 임신·출산 의료비 지원(종전 맘편한카드),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기저귀·조제분유 지원, 에너지바우처, 보육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지난해 12월부터는 노인돌봄, 장애인활동지원, 지역사회서비스, 아이돌봄서비스 등도 추가돼 모두 14개의 사회서비스를 국민행복카드 한 장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단순히 이용권만 합쳐놓은 게 아니라, 카드 발급에 필요한 시스템 구축 비용이나 카드 재료비도 아낄 수 있어 더 많은 재원을 온전히 서비스 제공에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16년 11월까지 128만여 개의 국민행복카드가 발급됐다. 이미 많은 사람이 국민행복카드의 편리함을 누리고 있다. 이 카드가 주는 행복은, 시간이 흘러 이용하는 서비스가 다양해질수록 더욱 커질 것이다. 기술의 발전으로 사람들의 선호와 필요를 반영하는 방법도 진화하고 있다. 기술이 발전하는 만큼 국민이 좀 더 편리하고, 행복해지기를, 그리고 국민행복카드가 그 과정에 기여할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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