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결정후 4개월째 순매도
위안화 바스켓, 원화 연계성↑
中자본에 흔들리는것 경계해야
중국인 투자자들이 지난해 한국 주식시장에서 1조 넘게 투자금을 빼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인 투자자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확정(7월) 이후 뚜렷한 ‘팔자’ 기조로 돌변, 증권업계에선 사드 배치 결정에 따른 ‘후폭풍’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더욱이 올해부터 중국이 위안화 환율 조정 시 주요 잣대로 활용하는 ‘위안화 바스켓’에 원화를 추가하기로 하면서 한·중 금융시장 연계성도 높아질 전망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자칫 국내 금융시장이 중국 자본 이동에 더 많은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4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중국인 투자자들은 지난해 1~11월까지 한국 주식시장에서 1조5000억 원을 순매도했다. 특히 사드 배치를 공식 발표한 다음 달인 8월부터 11월까지 최근 4개월 연속 국내 주식시장에서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 자본의 이탈은 이례적이다. 국가별 상장주식 순매수 추이를 보면 미국은 지난해 11월까지 5조2150억 원을 순매수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에도 룩셈부르크와 영국도 각각 3조9780억 원, 1조6980억 원 규모로 국내 주식을 사들였다. 이 기간 외국인 자금만 11조1563억 원이 들어왔다. 중국 자본만 ‘사자’ 행렬에서 빠져나온 것이다. 그 결과 중국 자본의 한국 상장주식 보유액은 지난해 11월 말 기준 8조6160억 원으로 약 1년 전인 2015년 말(9조3370억 원)보다 7.72% 줄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최근 한국 주식시장에서 중국 자본의 이탈은 다른 외국인 투자국과 비교했을 때 이례적”이라며 “사드 배치라는 정치 이슈가 최근 중국 자본 이탈 흐름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상장주식에서 중국 비중은 전체의 1.83%로 크지는 않다. 하지만 해외 금융시장에서 ‘큰손’으로 부각하고 있는 중국 자본이 유독 한국 주식시장에서만 뚜렷한 이탈 행렬을 보이는 점은 국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원화와 위안화 연계성이 높아지는 점도 ‘양날의 검’이다. 올해부터 위안화 바스켓에 원화가 추가되면서 원화와 위안화의 관계가 높아져 그만큼 중국 자본에 영향을 더 받을 수밖에 없다. 표면적으로 중국이 원화 편입 자산을 늘리려 국내 금융시장에 투자를 확대하는 것은 긍정적인 요인이지만, 반대로 한·중 간 정치 이슈 등에 따라 중국 자본 유출 위험이 커질 수 있다.
황 실장은 “앞으로 바뀌는 위안화 바스켓으로 원화 자산에 대한 중국 자본의 영향력이 더 커질 것”이라며 “국내 금융시장이 중국 자본에 흔들리는 것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정선 기자 wowjot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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