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에 이어 개혁보수신당(가칭)까지 4일 선거연령 하향 조정 추진 방침을 밝힘에 따라 지난 2005년(만 20세 → 19세)에 이어 12년 만에 선거연령 조정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촛불 시위로 청소년층의 정치에 대한 관심과 참여의식이 크게 신장된 상황에서 약 63만 명에 달하는 신규 유권자가 유입될 경우 차기 대통령선거 판도에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게임의 룰’인 선거법은 여야 합의에 따라 개정해 온 게 관례다. 더욱이 국회 의석을 감안할 때 새누리당이 결사반대할 경우 차기 대선 전 선거법 개정은 사실상 어렵다는 점에서, 추후 진행될 여야 협상의 귀추가 주목된다.

선거연령 하향 조정은 ‘대통령 당선인의 얼굴’을 바꿀 수도 있을 만큼 막강한 파괴력을 가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실제로 2016년 4월 말 기준 만 17세 인구수는 62만9629명에 달했다. 선거연령을 현행 만 19세에서 18세로 조정할 경우 새롭게 유입될 유권자가 63만 명에 달할 것이라는 추산이 가능하다.

민주당 등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대부분이 선거연령을 18세로 규정하고 있는 점, ‘촛불 민심’을 적극 수용하고 국민 참정권을 확대할 필요성이 있는 점 등을 들어 선거연령 하향 조정을 추진해 왔다. 앞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선거연령 하향 조정을 권고했다.

그러나 대선에 미칠 영향이 워낙 큰 만큼 여야가 선거연령 조정에 합의할지 불분명하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관측이다. 선거연령 조정으로 신규 유입될 유권자들이 야당 친화적인 만큼 상대적으로 고령층에서 강세를 보여 온 새누리당이 찬성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보수신당 의원 중에도 선거연령 하향 조정에 부정적인 의원이 일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새누리당 등이 결사저지에 나설 경우 차기 대선 전 선거법 개정안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소관 상임위원회인 안전행정위원회 위원 22명 중 새누리당 소속 의원이 7명에 불과해 안건조정신청 요건(3분의 1)을 채우지 못하고 있지만, 역대 선거에서 선거법을 여야 합의 없이 처리한 전례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세균 국회의장이 야당들의 건의를 수용해 직권상정하기도 쉽지 않다. 국회 관계자는 “‘게임의 룰’은 결국 여야 협상을 통해 타협점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오남석·유민환·박세희 기자 greente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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