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정규직 1인당 평균 연봉이 사상 처음으로 7000만 원을 넘었다는 소식은 사방이 캄캄한 한국경제 상황과는 먼 딴나라 얘기로 들린다. ‘고용 없는 성장’으로 일자리 창출 여력은 바닥나고, 제조업 현장에선 인원 감축과 임금 삭감도 예사로 진행되는 현실이다. 그러나 국회예산정책처가 3일 내놓은 ‘공공기관 임금정책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119개 공기업·준정부기관의 정규직 평균 연봉은 1년 새 4.9% 올라 7000만4000원이 됐다. 상위 20개사는 8000만 원이 넘었다. 공공기관 연봉은 2011년(6506만 원)∼2014년(6672만 원) 사이 상승률이 주춤하다 지난 한해 328만 원 급등하며 ‘신의 직장’을 재확인했다.

7000만 원 연봉은 대기업 정규직의 6544만 원보다 높고, 전체 임금근로자 평균 3281만 원에 비해선 두 배가 훌쩍 넘는다. 평균이 그러니 억대 연봉자가 즐비하다는 얘기다. 특별한 전문·숙련 기술을 요하는 직장이라면 또 모르지만, 정부가 정해준 분야에서 독점 사업하는 경우가 다수다. 진흥원, 평가원, 재단 등의 기관 가운데 꼭 필요한지 의심스러운 조직도 수두룩하다. 박근혜정부가 공공개혁에 나선 2013년 공공기관은 295개였으나 2014년 304개, 2015년 316개, 2016년 321개로 늘어났다. 박 정부는 “공공개혁은 민간 부문 변화를 유도하는 개혁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해왔으나, ‘철밥통’에다 최고 임금까지 누리면서 민간의 근로·창업 의욕을 떨어뜨리는 기막힌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박 정부가 역점을 둔 성과연봉제마저 ‘최순실 역풍’을 맞으면서 공공개혁은 완전히 물 건너간 양상이다. ‘박근혜 공공개혁’의 실패는 진작 예고된 것이다. 공기업 경영을 혁신해야 한다면서도 끊임없이 무자격 측근 인사를 낙하산으로 내려보냈고, 그런 낙하산 사장·감사는 기득권을 지켜주는 뒷거래로 자리를 보전했다. 감독해야 할 관료는 퇴임 후 자리 확보를 위해서도 묵인하는 구조였다. 사익(私益)이 공공연히 개입하는 개혁이 성공할 리 만무하다. 정부는 올해 2%대 성장을 예고하고도 공무원 봉급은 3년 연속 3%대 인상했다. 공공부채가 1000조 원를 넘어섰는데 정부도 공기업도 내 돈 아니니 괜찮다는 것인가. 누가 집권하든 거꾸로 간 공공개혁의 궤도를 바로잡아야 한다. 민영화와 경쟁 도입으로 과감히 보호막을 걷어내야 비정상적 기득권을 깰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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