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울! 캘시퍼! 나는 소피야. 꼭 갈 거야. 미래에서 기다려.”

마법과 로맨스를 결합한 최고의 감성판타지 애니메이션 영화로 선풍적 인기를 얻은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한 대사다. 평범하고 수줍음 많은 18세 소녀 소피가 어느 날 마녀의 저주로 영문도 모른 채 90세 노파가 되어 버린다. 마법사 하울을 찾아가 사랑으로 여러 사람에게 걸려 있던 저주를 풀어가는 줄거리다. 애니메이션이지만 어찌나 몰입하고 봤던지 주인공 소피가 하울의 과거로 들어가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어린 하울에게 외치는 장면에서는 내 마음도 함께 아팠다.

이렇다 보니 영화의 배경이 된 풍경이 어디인지 궁금해졌다. 분명 스위스 취리히나 유럽 어느 마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알고 보니 배경은 다름아닌 프랑스 콜마르 마을이었다. 알자스 지방에 있는 오래된 마을로 우리나라에는 알퐁스 도데의 ‘마지막 수업’의 배경이 된 곳으로도 유명하다. 콜마르 마을은 무엇보다 아름다운 자연 경관으로 유명하다. 원색으로 칠해진 아기자기한 동화 속 마을 같은 집들도 그렇지만 사이사이 흐르고 있는 운하는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연상시킨다. 뾰족한 첨탑의 대성당도 지역의 아름다운 배경과 어우러져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알자스는 프랑스 북동부에 위치하고 있는 주이며 여러 소설과 애니메이션, 동화 속 배경이 될 만큼 아름다운 지역이다.

유럽 중세도시들은 서로 조금씩 다른 매력과 자연경관을 갖고 있지만 그곳에 가보면 하나 같이 마음의 평화와 함께 “와~아!”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내가 가본 도시 중 콜마르 마을처럼 동화 속으로 빨려 들어간 느낌의 도시가 또 있다. 바로 체코 프라하로 가는 길목에 위치한 아담한 중세도시 체스키 크룸루프다.

보헤미아 지방의 전통이 강하게 남아 있는 이 도시는 현재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돼 있다. 붉은 지붕의 건물들이 도시 전체를 굽어 도는 블타바 강을 따라 옹기종기 모여있고 복판에는 소도시에 어울리지 않을 만큼 커다란 중세 시대의 성이 자리잡고 있다. 성에 들어가 계단을 굽이굽이 걸어 올라가면 한눈에 작은 마을이 들어온다.

승무원으로 오래 일한 덕분에 영화 속 배경이 되는 곳을 한눈에 알아보는 능력도 생겼다. 흥미로운 영화를 볼 때 이제는 줄거리와 함께 배경이 된 곳에 관심이 생기기도 한다. 명작이 된 영화는 각자 그 영화에 영감을 불어넣어 준 배경이 된 도시나 지역이 있다고 한다. 새해 각오를 다지고 힘차게 한 해를 준비하는 의미에서 내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불어넣어 줄 수 있는 아름다운 지역으로의 여행을 계획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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