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는 다시 뜬다 / 오창규 지음 / 책밭

대한민국을 수렁에 빠트린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여기서 일어나 미래로 나아가려면 국민 전체의 자성이 필요하다. 그런데 울분과 낙망이 워낙 큰 탓에 미래를 운위하는 것이 덧없다는 이들이 많다. 이 책은 이런 시기에 희망을 얻고자 하는 이들이 읽어볼 만한 내용을 담고 있다.

“대한민국은 선진국 문턱을 못 넘고 후진국으로 다시 추락할 것인가? 그렇지 않다고 본다.” 서문에 이렇게 쓴 저자는 260여 쪽의 책에서 대한민국의 저력과 매력을 펼치며 역사 속에서 그 근거를 찾고 있다. 30년 넘게 기자 생활을 하며 한반도의 산하를 고샅고샅 들여다봤던 저자는 우리가 스스로의 정체성을 올바로 찾으면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를 바탕으로 오늘의 현실을 뼈아프게 각성해서 미래를 열어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인문학 책으로는 다소 가볍게 보이는 제목을 붙인 것은 공동체에 희망을 주고자 하는 뜻을 분명히 담고 싶어서다. 부제는 ‘우리가 알아야 할 대한민국 인문학’.

5장으로 구성된 책의 맨 앞장은 한반도가 ‘지구의 가나안 땅’임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이 땅의 자생식물 수는 5000여 종으로 유럽 전체를 합친 것보다 많다. 반도 전체가 화강암으로 이뤄져 있고 사계절이 존재하는 덕분이다. 자생식물 중 2600여 종은 식용이 가능하고, 1200종은 약초라고 한다. 미래천연 신약의 보고라는 게 저자의 시각이다.

그는 일본의 국화(國花)로 잘못 알려진 벚꽃의 원산지가 한반도라는 점을 설파한다. 서양 문명의 한 동력이 된 실크 역시 우리 고대 국가에서부터 비롯됐다는 것을 각종 문헌과 자료를 통해 설명한다. 또한 흔히 한(恨)의 노래로 알려진 ‘아리랑’의 어원을 살펴보면 ‘큰 나라’라는 뜻을 갖고 있다고 소개한다. 중국 사서와 경전 등에서 보듯 우리 민족, 즉 동이(東夷)는 중원의 한족과 대등하게 맞섰던 역사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조선이 들어서면서 왕조를 유지하기 위해 중화(中華)를 선택하고 백성들의 활동을 신분제 등으로 제약하면서 왜소한 나라가 돼버렸다.

이러한 저자의 역사관은 단재 신채호의 ‘조선상고사’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재야사학자로 활동했던 최태영 박사의 영향도 크게 받았다. 한국 역사학의 주류인 실증주의 사관과는 시각을 달리한다. 이 때문에 실증사학자들은 저자가 주장하는 내용이 주관적 자기만족의 국수주의라고 비판할 수 있겠다. 진위 논란이 끝나지 않은 ‘환단고기’ 등의 재야 역사서를 인용한 것은 그런 여지를 주고 있다.

저자는 그 점을 충분히 알면서도 대한민국 역사 속에 ‘명품 코리아’를 꿈꿀만한 DNA가 존재한다는 것을 확신에 찬 어조로 강조한다. 그 확신을 뒷받침하는 것은, 감정에 사로잡힌 애국적 열정이 아니라 사안을 객관화시키는 언론인 특유의 균형 감각이다.
장재선 기자 jeijei@munhwa.com
장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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