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중심, 영국에 관한 여행서는 참 많다. 주로 영국을 처음 방문하는 국외 여행자를 위한 안내서다. 따라서 수도 런던을 중심으로 유명 관광지를 소개하는 데 그치고 만다. 그런데 가이드북을 표방한 이 책은 이것과는 좀 달라 보인다. 이스트 서식스에 사는 현직 소설가인 저자가 직접 차를 몰고 영국 구석구석을 누비는 형식이다. 익숙하면서도 생소한 지역이 총망라돼 있다. 대신 런던에 관한 이야기는 찾아보기 힘들다.
영국의 서남쪽 브라이턴에서 시작해 북쪽의 스코틀랜드를 거쳐 시계방향으로 크게 원을 그리며 남하하는 5개월간의 여정이었다. 총 8000마일(1만2874㎞)을 뛰었다. 서울∼부산을 14번 왕복할 수 있는 거리다.
저자는 이 긴 여행에 겁 없이 아내와 네 살, 두 살 된 아이를 동반했다. 유아를 포함한 4인 가족 여행이 얼마나 힘든지 요즘 아빠들은 알 것이다. 아이들을 챙기다 보면 이건 여행이 아니라 ‘전쟁’이다.
역시 저자도 수많은 사건·사고를 겪었다. 급히 길 위에서 ‘생리현상’을 해결하고, 교통사고를 당하며 부친의 사망 소식을 라디오를 통해 전해 들었다. 난관의 연속. 그러나 새로운 일상 속에서 저자는 또 다른 행복을 발견할 수 있었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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