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학교때 외교관 진로 정해져
“北 엘리트 귀순자 상당히 많아
한국서 소꿉친구와 소주 마셔”


1962년생인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는 인민학교(소학교) 재학시절부터 외교관으로 직업이 정해졌다. 당은 외교관 양성을 위한 외국인학원에 그를 진학시켰고 중국 베이징 유학을 결정했다. 북한은 당이 개인의 미래 직업까지 결정하는 철저한 전체주의 사회다. 태 전 공사는 중국으로 건너가 베이징 외국어대학부속 중학교를 다녔으며 북한으로 돌아와서는 1984년 평양국제관계대학을 졸업했다. 태 전 공사는 졸업 후 바로 중국으로 가서 1988년까지 베이징 외국어대학을 다시 다녔다.

북한은 외교관을 주로 세습 위주로 선발하고 머리가 뛰어난 일부 학생을 포함시킨다. 당시 북한의 외교관 양성 프로그램에 따라 태 전 공사와 함께 중국 유학길에 올랐던 학생들은 대부분 실세 집안의 자녀들이었다. 현재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영남의 딸인 김호정, 북한 총리를 지냈던 최영림의 딸인 최선희, 허담 전 외무상의 딸들과 함께 외교관 양성특수교육 과정을 밟았다. 김호정은 외무성 대외문화연락위원회 책임부원이었으며 최선희는 현재 외무성 미국 국장을 맡고 있다.

북한에서는 외국어 전문가와 외교관 전문가 양성 과정이 다르다. 외국어 전문가로 키울 사람은 외국어대학으로 진학시키고, 외교관으로 키울 사람은 국제관계대학을 다니게 한다. 태 전 공사는 “나는 금수저가 아니고 흙수저로 뽑혀 금수저들과 함께 교육을 받았다”고 말했다.

태 전 공사에 따르면 이미 상당수 북한의 엘리트 계층 인사들이 한국으로 귀순해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북한에 남아있는 가족들의 안전을 우려해 대중활동에 나서지 않고 있다. 태 전 공사는 “이번에 한국에 들어와 북한말로 ‘소꿉친구’를 만났다”면서 “함께 소주잔을 기울이면서 얘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해외에서 근무하는 북한의 외교관들은 대부분 탈북을 마음속에 그려 본다”며 “연좌제 때문에 한국으로 오지 못하고 임기를 마치면 북한으로 돌아간다”고 전했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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