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뽀(큰 사진)·스와치·베르사체·반스·비비안·브루노말리·유니클로(왼쪽부터 시계방향) 제공
리뽀(큰 사진)·스와치·베르사체·반스·비비안·브루노말리·유니클로(왼쪽부터 시계방향) 제공
정유년 ‘핫’ 아이템

예부터 빨간색은 복을 불러온다고 했다. 또, 닭은 새벽을 알리는 동물로 음기를 쫓는다고 알려져 있다. 정유년은 붉은 닭의 해. 빨간색과 닭, 이 둘이 하나로 엮였으니 올해는 그야말로 ‘행운의 해’다. 국내외 할 것 없이 패션 업체들은 이러한 동양의 정서를 적극 반영해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붉은 닭’ 아이템을 하나쯤 지니거나 선물한다면, 정말로 올해 기분 좋은 일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 닭, 한정판 컬렉션이 되다 = 지난해 갖은 오명을 뒤집어쓴 ‘닭’. 올해는 본래의 우아함과 상서로움을 발산할 때다. 비록 퇴화했으나, 펄럭일 정도는 되는 날개까지 갖춘 동물 아닌가. 글로벌 브랜드에서는 ‘루스터’ 컬렉션을 통해 닭을 모티프로 한 세련된 디자인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특별하게 한정판으로 ‘모신다’고 하니 이제야 제자리를 찾는 느낌. 시계 속으로 쏙 들어가기도 하고, 값비싼 가방의 크리스털 장식도 됐다. 달걀에서 닭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담아 정유년을 기린 운동화도 있다.

시계 마니아들 사이에선 매해 1월, 이 브랜드의 ‘띠 시계’가 화제다. 스와치의 일명 ‘새해 시계’다. 올해 신년 스페셜 컬렉션은 ‘락킹 루스터(Rocking Rooster)’. 정유년의 상징인 붉은 닭이 다이얼 속으로 쏙 들어간 모습이 익살스럽다. 줄에도 수탉을 그려 넣어 전체적으로 활력이 넘친다. 새벽을 깨우는 닭이니, 시간 엄수의 의미로서 시계와 만난 건 자연스럽다. 복숭아꽃이 그려진 원통형 시계 보관함도 탐난다.

이탈리아 브랜드 베르사체는 붉은 닭을 ‘오마주’ 했다. 닭에게 가장 고급스러운 형상을 입혔다. 레드와 골드 컬러를 메인으로 한 ‘팔라조 엠파이어 백’. 베르사체의 아이콘인 금장 메두사 잠금장치가 중앙에 자리 잡았으며 손잡이 부분에 고급스러운 크리스털 닭 장식을 달았다.

반스는 ‘이어 오브 더 루스터’ 컬렉션을 통해 네 켤레의 운동화에 각각 달걀, 병아리, 닭 꼬리, 닭 볏을 모티프로 한 디자인을 담았다. 달걀에서 닭으로 진화하는 과정을 표현한 것. 닭의 꼬리를 세 가지 색상 테슬(술)로 표현한 흰색 슬립온, 닭의 볏에서 영감을 받은 빨간색 인조 가죽 스니커즈가 재기발랄하다.

◇ 행운을 부르는 레드 = 레드 컬러 아이템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미국 색채연구소 팬톤에서 2016 가을·겨울 색으로 ‘오로라 레드’를 선정한 영향도 있지만, 중국 등 아시아 시장을 겨냥한 패션 업체들이 동양적인 정서를 제품 개발에 적극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레드 아이템의 정석은 뭐니뭐니 해도 속옷. 빨간색 내복이 흰색보다 더 보온성이 좋은 것도 아니지만, 추억과 향수가 서려 있어 정감의 온도는 더 높다. 빨간색이 복을 불러온다고 하니, 부적처럼 입고 지내면 겨울이 더 따뜻할 것도 같다. 신년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을 때 윗사람에겐 빨간 내복을, 친구나 연인에겐 브래지어와 팬티 세트를 선물하면 어떨까. 새해 가장 산뜻한 출발 중 하나다.

가방 등 소품에도 레드가 스며들었다. 금강제화 브루노말리에서는 사각형 형태의 레드 컬러 백팩을, 리뽀에서는 어깨에 걸칠 수도 있는 레드 토트백을 선보였다. 광택감의 매혹적인 빨간 립스틱을 떠오르게 한다. 체사레 파치오티의 레드 쿠보백은 ‘명품 모녀 백’을 콘셉트로 해, 엄마와 딸이 공유할 수 있다. 화사하면서도 무게감이 있으며, 우아하면서도 소녀와 같은 감성을 풍겨 20~30대 자녀와 40~60대 엄마가 함께 들 수 있다. 만약 자녀가 어리면 딸은 레드 백팩으로 선택해 귀여운 ‘미니미 룩’을 연출할 수 있다.

크로커다일레이디에서는 빨간 색상의 코트와 다운점퍼, 모자로 구성된 ‘레드 컬렉션 3종’을 출시했다. 코트는 캐시미어 특유의 은은한 광택이 흐르며, 양면으로 입을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다운점퍼는 아치형 누빔을 적용해 날씬해 보인다.

박성희 크로커다일레이디 디자인실 상무는 “붉은 닭의 해를 맞이해, 여성들에게 열정을 불어넣어 줄 수 있도록 정열적인 붉은 색을 활용한 컬렉션을 출시했다”고 전했다.

레드 컬러는 여성만의 것도 아니다. 브루노바피의 다크 레드 니트풀오버는 비즈니스맨에게 인기가 좋다. 보온효과뿐 아니라 기하학적 패턴이 감각적이다. 카스텔바작은 필드 위에서 돋보이는 레드 컬러 미들 다운점퍼를 내놓았다. 심플한 디자인이 일상복으로도 무난하다.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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