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국정원·檢 등 개혁 구상
“취지는 좋지만 쉬운 게 없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제시한 청와대·국가정보원·검찰 등 권력기관 개혁 구상이 실현 가능성을 감안하지 않은 포퓰리즘적 공약이라는 논란이 예상된다. 문 전 대표는 지난 5일 긴급 좌담회를 통해 ‘적폐(積弊·오랫동안 쌓인 폐단) 청산’ 차원에서 지난 2012년 대통령선거 당시 공약보다 광범위하고 강도 높은 권력기관 개혁안을 제시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교훈과 ‘촛불 민심’을 적극 반영하겠다는 취지로 보이지만 향후 대선 정국에서 실효성 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문 전 대표의 구상은 국정원과 검찰에 초점이 맞춰졌으며 개혁안 중 일부는 노무현정부도 검토했던 사안이다. 문 전 대표는 우선 “국정원을 해외안보정보원으로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정보수집 업무와 대공수사권을 포함한 수사 기능을 전면 폐지해 대북한 및 해외, 안보·테러, 국제범죄 등을 전담하는 순수 정보기관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것이다. 그는 검찰에 대해서도 “무소불위의 검찰 권력을 제어하겠다”며 검찰이 독점한 일반적 수사권을 경찰에 넘기고, 검찰은 기소권과 함께 기소 및 공소유지를 위한 2차적·보충적 수사권만 갖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방침도 재확인했다. 문 전 대표는 최순실 사건을 “국가권력 사유화로 인한 국가시스템 붕괴”로 규정하고 청와대에 대한 개혁도 약속했다. 대통령 집무실을 정부서울청사로 옮기겠다고 했다. 대통령경호실을 폐지하고 경찰청 산하 대통령경호국을 신설하는 한편 대통령 일정 전면 공개, 저도 휴양시설 반환 방침도 밝혔다. 인사를 통한 국정농단을 막기 위해 인사추천실명제도 도입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구상에 대해 “취지는 좋지만 뭐 하나 쉬운 게 없다”는 반론도 나온다. 국정원 개혁은 과거 정부에서도 시도했으나 북한과의 대치라는 특수성 때문에 번번이 좌절됐고, 검·경 수사권 조정 역시 해묵은 논쟁거리다. 청와대 특권 포기 방안에 대해서도 표심을 노린 실효성 없는 대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
오남석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