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생 · 신과 함께 · 슬램덩크…
다양한 만화책 상위권에 올라
자격증 관련 도서대출도 인기
“취업난에 마음의 여유 잃어…
입시 초점 맞춘 독서도 문제”
2016년 한 해 동안 대학생들은 학교 도서관에서 소설·만화책·전공 관련 책이나 자격증 서적 등을 주로 빌려본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난 속에서 대학생들이 인문학적 교양이나 사회과학적 지식 탐구 서적을 찾기보다는 실용성과 오락성을 추구하는 독서 경향을 보이게 됐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문화일보가 6일 건국대·경희대·고려대·서강대·서울대·연세대·이화여대·한국외대·홍익대 등 서울 시내 9개 대학의 2016년 도서 대출 목록을 입수해 학교별 상위 10위 도서를 분석한 결과, 심리학 서적인 ‘미움받을 용기’는 5곳의 대학 대출 목록 상위권에 들어 가장 인기가 높았다. 이어 소설 ‘7년의 밤’과 ‘정글만리’, 만화 ‘미생’과 ‘신과 함께’ 등이 지난 한 해 동안 대학생들이 많이 찾은 책으로 분석됐다.
인문·사회학적 도서로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정의란 무엇인가’가 대학 9곳 중 3곳의 대출목록 10위 안에 들어 여전히 높은 인기를 유지했다.
특히 대학별로 다양한 만화책이 대출 목록 상위권에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미생’ ‘신과 함께’ ‘슬램덩크 완전판 프리미엄’ ‘신의 물방울’ ‘국수의 신’ ‘달빛조각사’ ‘헬퍼: 지옥에서 구하다’ ‘심야식당’ 등이 대표적으로 인기 있는 만화책이었다.
서강대의 경우 대출 목록 1∼10위 중 만화가 6개를 차지했고, 홍익대는 1∼3위가 모두 만화책이었다. 소설 ‘해리포터’ 시리즈도 꾸준히 인기가 있었는데 이화여대는 상위 10개 중 해리포터 시리즈가 3권이나 들어 있었다.
또 전공 및 교양 도서로 ‘맨큐의 경제학’, 회계학 관련 도서인 ‘Financial accounting: IFRS edition’ 등이 대학생들의 도서 대출 목록 상위권에 들었고, 컴퓨터 활용법을 교육하는 책들도 인기 대출 도서였다. 연세대는 ‘경제수학’이나 ‘성서와 한국 민담의 비교 연구’ 등 1∼10위가 모두 전공이나 교양 수업에 필요한 책들로 채워졌다.
전문가들은 만화처럼 비교적 재미를 추구하는 책이나 자격증·전공 관련 도서 등 실용 서적의 대출 경향이 두드러지는 이유로 시간적·심리적 여유가 모두 줄어든 사회 현실을 꼽았다.
백원근 ‘책과 사회 연구소’ 대표는 “요즘 대학생들은 계속되는 취업난으로 시간과 마음의 여유를 갖고 책을 읽을 기회가 거의 없다”며 “인간에 대한 이해나 통찰을 할 수 있는 폭넓은 독서 활동을 하기 어려워 사고의 폭이 좁아질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정은주 ‘한우리독서문화운동본부’ 평생교육원장은 “어릴 때부터 대학입시에 초점을 맞춘 필독서를 강제로 읽다 보니, 입시가 끝나면 책을 읽을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효목·김현아 기자 soarup6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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