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핵 과학자로 활동하면서 내 생전에 통일이 되어 고향 북한에 갈 수 있다고 믿었지만 이젠 그 생각을 접었습니다. 그렇지만 아들 데이비드가 통일의 꿈을 키워나갈 수 있게 되어 기쁩니다.”
미국의 핵에너지연구기관인 리버모어핵무기연구소에서 핵과학자로 활동해온 재미물리학자 강상욱(81·사진 왼쪽) 씨는 4일 미 공영라디오 네트워크 PRI인터뷰에서 “전 세계의 냉전은 끝났지만 남북한은 여전히 냉전 상태이고 북한이 핵실험을 거듭하면서 통일의 길은 멀어졌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강 씨는 미국의 중견 한반도 전문가인 데이비드 강(오른쪽) 남가주대(USC) 한국학 연구소장의 아버지다.
PRI는 이날 강 교수 부자 인터뷰를 통해 북한에서 태어난 강 씨가 해방 후 38선을 넘어 서울로 와 물리학도의 꿈을 키우다 도미, 미국에서 핵 과학자로 살아온 과정을 소개하면서 재미 한인 가족이 안고 있는 통일의 꿈을 소개했다.
PRI에 따르면 강 씨는 1935년 북한에서 태어나 해방이 된 1945년 서울로 왔고 1955년 도미, 버클리캘리포니아대에서 핵물리학을 전공했다. 이후 미국에 정착, 캘리포니아 리버모어연구소에서 핵 과학자로 활동했다.
강 씨는 인터뷰에서 “미국이 소련과 대립하던 시기인 냉전시대 핵은 상호 확증파괴를 할 수 있는 무기였기 때문에 미·소 양측이 상호 도발을 하지 못했다”면서 “그러나 냉전은 소련의 붕괴로 끝났는데도 불구하고 한반도에서는 2006년 북한이 첫 핵실험을 한 이후 냉전의 정치가 다시 도래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는 미국에 와서 핵 연구자로서 평생 지냈지만, 북한이 핵무기를 갖게 됨으로써 슬프게도 통일의 길이 멀어졌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들 강 교수는 “통일이 되면 아버지를 모시고 서울로 가서 자동차를 타고 남에서 북으로 달리고 싶다”면서 “그것이 아버지 살아 생전에 꼭 해보고 싶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미숙 기자 muse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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