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시경등 인기가수 대거 참여
음원차트 상위권 모두 휩쓸어


“연초부터 우울하네요.”

각종 연말 특집 프로그램을 소화하느라 바쁜 연말 행보를 마친 한 가요 기획사 대표의 한숨이다. 인기 예능과 드라마 OST가 음원 차트를 석권하며 신규 앨범을 냈거나 준비 중인 가수들이 통 힘을 쓰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각종 음원 차트는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과 tvN 금토드라마 ‘도깨비’의 OST가 휩쓸고 있다. 6일 오전 11시 기준으로 멜론, 지니 등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은 두 차트의 음원 순위 1위는 무한도전 멤버 황광희(사진 오른쪽)와 래퍼 개코(왼쪽)가 함께 부른 ‘당신의 밤’이다. 이외에도 ‘만세’(양세형&비와이), ‘처럼’(유재석&도끼), ‘지칠 때면’(정준하&지코) 등도 20위권 안에 고루 포진해 있다.

크러쉬가 부른 도깨비 OST ‘뷰티풀’은 멜론과 지니 차트에서 각각 3, 4위에 랭크됐다. 또 다른 삽입곡인 ‘스테이 위드 미’(찬열&펀치), ‘아이 미쓰 유’(소유), ‘이쁘다니까’(에디킴), ‘후 아 유’(샘 김) 역시 두 차트에서 모조리 10위 안에 들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드라마 ‘태양의 후예’ OST가 한 달 넘게 음원 차트를 섭렵했던 때와 비슷한 양상이다.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의 인기가 고스란히 음원 판매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음원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는 가수들이 주로 OST에 참여하는 것도 쏠림 현상이 가중되는 이유다. 도깨비 외에도 SBS ‘푸른 바다의 전설’에서는 가수 성시경, 이선희, 하현우(국카스텐), 윤미래 등 두꺼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가수들이 대거 참여했다. 무한도전에 참여한 지코, 도끼, 비와이 등도 요즘 힙합 시장에서 가장 음원 판매량이 높은 래퍼들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연초 컴백했던 가수들은 도통 힘을 못 쓰고 있다. 16년 만에 컴백한 걸그룹 SES의 노래는 음원 차트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AOA와 우주소녀 등도 활발한 방송 활동과는 별개로 음원 차트에서는 고전하고 있다.

또 다른 가요계 관계자는 “1월에는 헬로비너스, 소나무, 드림캐처 등 신진 걸그룹이 대거 복귀해 활동을 시작할 예정인데 현재로서는 전망이 어둡다”며 “누군가를 탓할 수는 없지만, 1년 안팎으로 준비해 온 신곡이 화제성을 등에 업은 드라마나 예능 OST에 밀려 조용히 사라지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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