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귀국(12일)에 즈음해 문재인(사진)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반 전 총장의 고향인 충청 지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 전 대표 측은 9일 “의도한 게 아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으나, 반 전 총장은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문 전 대표의 가장 강력한 경쟁상대로 꼽히는 만큼 양측의 신경전이 시작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문 전 대표의 대변인격인 김경수 의원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문 전 대표가) 새해 초부터 진행해 온 지역 방문 일정의 연장선상에서 오는 11일쯤 충청 지역을 방문해 민심을 듣고 지방 분권과 지역 균형 발전 방안에 대한 구상도 내놓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문 전 대표는 지난 1일 광주에서 새해를 맞은 데 이어 4∼5일 경남 창원과 부산, 8일 경북 경주·구미 순으로 지역 방문 일정을 이어왔다.
실무진에선 이에 맞춰 오는 11일 충남, 12일 충북을 각각 방문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구체 일정을 조율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공교롭게도 문 전 대표가 반 전 총장의 귀국일에 그의 고향인 충북 방문을 추진해 온 셈이다. 반 전 총장의 본격 등판에 앞서 ‘중원 장악’을 확실히 하고 가겠다는 문 전 대표 측의 전략이 엿보인다. 그러나 김 의원은 “당초 15일로 알려졌던 반 전 총장 귀국일이 12일로 앞당겨진 것일 뿐 (문 전 대표 측이) 의도한 게 전혀 아니다”고 선을 긋고 “앞으로도 강원 지역을 포함해 지역별 순회 방문 일정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 측의 이 같은 해명과 달리 ‘반기문 견제’는 이미 시작됐다. 문 전 대표는 지난 8일 구미 방문에서 “‘반기문 대통령’은 정권교체가 아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문 전 대표는 당장 10일 오후에는 싱크탱크 ‘정책공간 국민성장’ 토론회에 참석해 재벌개혁 등 경제민주화 구상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민주당 내 또 다른 대선주자인 안희정 충남지사는 이날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친문(친문재인) 패권주의’ 논란에 대해 “당에 실질적으로 가장 많은 영향력을 갖고 있는 문 전 대표가 이 문제를 풀기 위해 같이 나서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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