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上) 식지않는 인기 비결

지지율 임기내내 40%대 유지
트럼프 당선뒤에도 58% 기록
취임 첫해 성장률 -2.8%에서
작년 3분기 3.5%로 끌어올려
다양성 존중하고 소탈한 행보

공화당 兩院 장악뒤 입법 한계
“대결구도로 분열 심화” 지적도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첫 흑인 대통령으로서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직후 집권해 8년 만에 미국 경제를 성장궤도로 올려놓은 지도자다. 오바마 대통령은 조지 W 부시 행정부 당시 추락한 미국의 대외적 위상을 높이고 미국을 안정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는 2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에게 바통을 넘기고 퇴장하는 오바마 대통령의 집권 8년이 남긴 유산을 세 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오는 20일 퇴임을 앞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8년의 임기를 완주한 대통령답지 않게 여전히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취임 첫해와 견주어도 손색없는 그의 인기는 단지 미국의 첫 흑인 대통령이란 상징성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는 게 중론이다. 임기 동안 보여준 소탈한 모습과 부패나 스캔들이 없었던 무난한 업무 수행,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된 미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에 대한 막연한 우려 등이 여전히 오바마 대통령의 인기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일각에서는 공화당과의 대립 구도 강화 등 마이너리티 출신 대통령으로서 미국의 분열을 더욱 심화시켰다는 지적도 받는 오바마 대통령이지만, 여전한 인기를 이유로 퇴임 후에도 미 대통령의 상징으로 남을 것이란 기대가 더 크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7일 백악관 영상 메시지를 통해 10일 역대 대통령들의 관례대로 퇴임 전 대국민 연설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퇴임 연설 장소로 시카고를 결정했다며 “나의 연고지이고 아내를 만났으며 우리 가족이 시작된 곳이기도 하지만, 내가 공직을 시작했던 곳”이라는 이유를 설명했다. 공직의 시작과 끝을 같은 장소에서 기념하겠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판단은 단지 그의 일관된 성격을 대변하는 것을 넘어 그가 지역 출신 대통령으로서 여전히 인기를 누리고 있는 시카고의 열기로 자신의 변함없는 인기를 드러내겠다는 정치적·상징적 의미를 담은 판단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지난 2009년 1월 20일 48세이던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의 첫 흑인 대통령,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취임 당시 44세) 이후 가장 젊은 대통령 등 변화와 개혁의 기대를 한몸에 안고 세계의 초강대국인 미국의 대통령에 취임했다. 그리고 이런 기대에 부응이라도 하듯 그는 임기 내내 비교적 높은 지지율을 유지했다. 게다가 다른 대통령이었다면 지지율이 곤두박질쳐야 마땅한 차기 대통령 확정 후의 레임덕 기간에 접어들면서 그의 지지율은 오히려 더욱 반등하는 기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임기 말이면 국정 수행 정체, 각종 스캔들이 불거져 나와 국민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드는 한국 등 다른 나라들의 정치 현실을 감안할 때 오바마 대통령의 한결같은 인기 자체가 그가 남긴 최대의 정치적 유산일 수도 있다.

실제로 기록으로 입증된 그의 인기는 여전히 차기 대통령인 트럼프를 압도한다. 미 정치 전문 웹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취임 첫해였던 2009년 2월 최고 65.5%를 기록했다. 임기 중 건강보험개혁법안인 ‘오바마 케어’ 논란 등으로 한때 지지율이 휘청거렸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건강보험개혁법안을 관철시키며 위기를 이겨냈다.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율은 임기 내내 40%대 이상을 기록했다. 이후 트럼프의 대선 출마 선언 및 공화당 대선 후보 확정 후 민주당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지지하던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율은 대폭 상승하기 시작해 7일 현재 53.6%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한때는 58% 이상에 달하는 지지율을 기록해 레임덕 기간 60% 이상의 지지율을 기록했던 로널드 레이건 및 빌 클린턴 전 대통령에 이어 역대 2번째로 높은 임기 말 지지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임기 내 평균 지지율도 역대 대통령 중 최고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도 이 같은 자신의 지지율을 인정하기라도 하듯, 트럼프의 대선 당선이 확정된 후인 지난해 12월 27일 CNN의 팟캐스트에 출연해 “내가 올해 대선에 출마할 수 있었다면 국민 다수의 지지를 집결해 트럼프를 당연히 이겼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한결같은 인기, 지지율에 대해 현지 언론 등은 미국 내 일자리 문제 해소 등 경제 위기 극복을 비롯해 사회문화적 다양성 옹호와 환경 보호, 대통령 재임 중 보여준 탈권위적 면모 등을 꼽는다. 오바마 대통령 취임 첫해인 2009년 -2.8%였던 경제성장률은 2010년 불경기에서 탈출하며 2.5%로 반전됐고, 이후 2%대 중반의 성장세를 잇고 있다. 지난해 3분기(7∼9월)에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월스트리트의 예상을 뛰어넘는 3.5%를 기록하기도 했다.

첫 흑인 대통령이란 수식어는 ‘백인의 나라’ 미국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사회적 다양성 보호의 보증수표로 인식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재임 중 흑인에 대한 총격 사고 등이 빈발했음에도 불구하고 8일 ABC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20세였던 때보다 인종 관련 문제에 있어서 지금 상황이 더 좋아졌다”고 강조했다. 그밖에 각종 행정명령을 통해 성 정체성 문제 해소, 북극해 등 해양 보호조치를 취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상·하원 의회를 공화당에 빼앗긴 후 입법의 한계에 부딪힌 오바마 대통령의 잦은 행정명령 발표와 공화당과의 대결 구도 형성은 오히려 미국 계층·정치적 내 분열을 강화했다는 지적도 있다.

국정 수행과 거리가 있지만, 그가 백악관 등에서 보여준 소탈한 모습과 소통의 자세도 지지율 유지의 저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 전속 사진작가를 통해 공개된 청소부와 주먹 인사를 하는 모습, 자신의 머리카락을 만져보고 싶다는 흑인 아이에게 고개를 숙여 머리를 내주는 모습, 백악관을 찾은 보좌진의 젖먹이 아기와 눈을 맞추기 위해 오벌오피스 바닥에 엎드린 모습 등은 오바마 대통령의 소탈함을 상징하는 장면으로 기록됐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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