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레이 英 UKTI 자문그룹 의장
핀테크 기술 계속 발전하면
다양한 금융서비스 확대될 것
양도소득세 경감제도도 효과
목표위해 부처간 ‘밀착 소통’
‘4차 산업혁명은 인류에게 축복이 될 것인가, 재앙이 될 것인가.’ 4차 산업혁명이 몰고 올 결과를 둘러싸고 전문가 사이에는 이견이 존재하지만 “생각보다 크고, 상상 이상의 빠른 속도로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는 점에서는 다들 의견을 같이한다.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파장은 경제, 산업, 사회 전반에 엄청날 것이고, 발 빠르게 대비하지 않으면 표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으로 독일의 인공지능(AI) 분야를 이끌고 있는 석학과 영국의 실리콘밸리로 일컬어지는 ‘테크시티’를 이끈 책임자를 각각 인터뷰했다. 이들은 사라질 일자리에 대한 두려움을 앞세우기보다 새로 생길 일자리에 대한 희망을 품어야 한다고 조언하며, 정치적인 성숙함 없이는 변화된 사회가 지탱하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국은 테크시티 사업의 성공을 위해 스타트업 투자자에 대한 세금 인센티브 제도나 성장 잠재력 있는 기업가에게 비자를 주는 제도를 도입했죠. 핀테크(Fintech) 기술이 더 발전하면 현재 금융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세계 수십억 명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해질 겁니다.”
에릭 반 더 클레이 영국 무역투자청(UKTI) 자문그룹 의장은 지난해 12월 영국 런던 무어 플레이스에서 기자와 만나 영국 테크시티에 대해 설명하며 정부 정책 변화가 테크시티 성공의 비결이라고 소개했다. 테크시티는 2010년 11월 영국 정부가 런던 동부 빈민가 일대에 마련한 신흥 벤처 산업 지역이다. 클레이 의장은 테크시티 초대 CEO를 지냈다.
그는 테크시티 성공의 밑거름이 된 5가지 정책을 소개했다. 우선 ‘기업가 비자’다. 영국 정부나 벤처 캐피털 회사로부터 5만 파운드(약 7400만 원) 이상 투자를 받고 성장 잠재력을 인정받은 기업가는 비자를 받아 영국에 최대 3년 4개월간 머물 수 있다. 그는 “기업가 비자는 영국이 전 세계에 사업의 문호를 연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스타트업 투자 활성화를 위한 세금 감면 제도도 테크시티 이후 변화된 정책이다.
클레이 의장은 “영국 세금 납부자들이 스타트업에 10만 파운드를 투자하면 5만 파운드의 세금 경감 혜택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리스크가 큰 스타트업에 적절한 투자가 이뤄지도록 만들었다.
그가 소개한 세 번째 변화는 양도소득세(capital gain tax) 경감제도다. 기업가가 회사를 매각할 때 양도소득의 10%만 과세 대상이 된다는 것. 클레이 의장은 “이는 기업가들에게 있어서 평생 혜택이나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기업들이 연구·개발(R&D)에 돈을 많이 쓸 수 있도록 R&D 세금 공제 혜택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영국에서는 R&D 비용의 3분의 1가량은 세금 경감을 받는다”고 말했다.
클레이 의장은 또 “영국은 지분형 크라우드 펀딩(equity crowd funding)을 가장 먼저 합법화한 나라”라고 소개했다. 벤처나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대신 지분을 취득하게 해 적절한 투자가 이뤄지도록 했다고 평가했다.
핀테크 사업가이기도 한 클레이 의장은 핀테크가 가져올 미래 변화에 대해 열정적으로 설명했다.
클레이 의장은 “현재 금융 서비스는 인터넷이 시작되기 전에 나온 것들”이라며 “핀테크는 금융서비스가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더 나은 기회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클레이 의장은 “현재 세계 수십억 명이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고 있는데 블록체인이나 모바일은 저렴한 가격으로 쉽게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개발도상국 농민을 예로 들었다. 이 농민은 금융상품을 파는 보험사와 먼 개발도상국에 살고 있어 작물 보험에 가입할 수 없지만, 블록체인을 이용하면 계절마다 사진을 찍어 보험회사에 보낼 수 있어 풍작일 때는 소득 일부를 보험금으로 내고, 흉작일 때는 보상을 요구할 수 있게 된다는 것.
클레이 의장은 스타트업 육성 등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정부 각 부처의 협력이 필수적인데, 이는 정책 목표에 대한 집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클레이 의장은 “부처 간 협력은 목표에 대한 집중에서 나온다”면서 “영국 정부의 경우 정책 목표 달성을 촉진하기 위해 부처 사이 과도할 정도로 소통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런던 = 장석범 기자 bu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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