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중호·김복윤 부부(왼쪽)와 용경순·문영균 씨 부부가 명동리 마을 자신들의 전원주택 앞에서 수확한 배추를 들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전중호·김복윤 부부(왼쪽)와 용경순·문영균 씨 부부가 명동리 마을 자신들의 전원주택 앞에서 수확한 배추를 들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명동리 예찬’ 귀촌부부 두쌍

“아들 가족이 주말에 와서 돌아갈 생각을 안 하더라고. 확실히 명당은 명당이야.”

지난해 10월 28일 강원 홍천군 남면 명동리 마을회관에서 열린 1사1촌 행사 점심시간. 대한항공 직원들은 처음 만난 두 쌍의 부부를 낯설어하더니 이들이 들려주는 명동리 예찬론에 이내 흠뻑 빠져들었다. 주인공은 지난해 명동리에 정착한 전중호(70)·김복윤(여·62) 씨 부부와 문영균(63)·용경순(여·59) 씨 부부. 전 씨 부부가 지난해 5월 귀촌을 감행하자 이들과 40년 인연을 이어가던 문 씨 부부가 4개월 후 그 뒤를 따랐다. “생소한 환경이 주는 막연한 두려움이 적지 않았다”는 이들 부부는 이제 “인심으로 보나, 경치로 보나 이 마을에 살게 된 건 탁월한 선택이었다”며 명동리 홍보대사를 자처했다.

이들에게 명동리와의 만남은 우연을 가장한 필연처럼 다가왔다. 귀촌을 결심한 전 씨 부부가 수도권 일대 전원주택을 샅샅이 뒤지고도 마음에 드는 거처를 찾지 못해 초조함이 커질 무렵, 부인 김 씨는 “우연히 명동리를 찾아내고 머릿속에 그리던 전원생활이 현실이 되는 게 느껴졌다”고 회상했다. 여러 마을을 둘러보면서 눈이 높아질 대로 높아졌지만 명동리만 한 곳이 없었다는 것이다. 문 씨 부부도 “골짜기가 집을 감싸고 앞에 하천이 흐르는 아늑한 명당 마을”이라고 말했다.

문 씨는 “전 씨 부부 집에 인사차 들려 ‘귀촌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며 “생각만 했지 실행으로 옮기긴 힘들었던 농촌 생활의 꿈이 비로소 구체화됐다”고 말했다. 40년간 알고 지내던 형님 표정이 한층 넉넉해졌다는 걸 새삼 깨닫고 나서는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문 씨 부부는 경기 수원시에서 운영하던 제과점을 정리하기 시작했고 전 씨 부부 집 앞에 남아 있던 빈터에 새집을 올렸다. 문 씨는 “밭을 지날 때마다 주민분들이 복분자, 옥수수 등 수확물 한 대접을 아낌없이 나눠주곤 한다”며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에 어쩔 줄 몰라 하는 우리에게 ‘농사에 네 것, 내 것이 어딨냐’는 어르신 말씀에 큰 감명을 받는다”고 말했다. 홍천=

이근평 기자 istandby4u@munhwa.com

관련기사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