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지엠, 포드, 보잉, 록히드마틴, 캐리어, 토요타. 이들 글로벌 기업의 공통점은 해외투자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전화를 받았거나 그의 SNS에 거론된 기업들이다. 해외로 생산공장 이전(확장) 시 불이익을 줄 것임을 공개적으로 밝혀 민간기업들을 굴복시키더니, 이제 자국 기업도 아닌 토요타의 해외 공장 건설을 문제 삼고 나섰다. 미국에 자동차를 팔려면 미국에 공장을 지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35%의 징벌적 국경세(border tax)를 지불해야 한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아직은 멕시코로의 투자를 문제 삼고 있지만, 곧이어 중국으로 불똥이 튈 것으로 보인다. 오는 20일 출범하는 트럼프 행정부는 보호무역주의를 실행하기 위한 기구와 3개 무역정책 사단 인선을 거의 완료했다. 국가 차원의 통상정책을 관리하는 백악관 국가무역위원회(NTC)를 신설하고 위원장에 대(對)중국 강경론자인 캘리포니아대(어바인) 피터 라바로 교수를 임명했다. 월가 투자은행 로스차일드 회장을 지낸 윌버 로스를 상무부(DOC) 장관에 임명했고, 역시 대중국 매파인 로버트 라이시저 전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를 대표로 낙점했다.
트럼프 통상정책을 이끌 이들 ‘트리오’는 물론이고, 주요 요직 내정자들의 공통점은 중국에 호전적인 매파란 점이다. 현재는 주로 멕시코 투자 기업을 대상으로 한 경고(警告)에 그치고 있지만, 앞으로 집권하게 되면 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은 물론, 중국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기업들에도 미국으로 유턴(리쇼어링)을 요구하게 될 것이다.
앞으로 NTC는 국가안전보장위원회(NSC)와 동등한 위상에서, USTR와 상무부, 노동부를 관할하면서 미국 일자리 관련 핵심 공약을 이행하게 된다. 미국의 대외정책 결정에서 백악관 NSC의 역할은 대통령 다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중국 견제를 위해 NTC 위상을 높였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오랜 절친인 렉스 틸러슨을 국무장관에 기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엑손모빌 경력이 전부인 틸러슨을 국무장관에 기용한 것은 중국을 견제하려는 트럼프 전략의 일환이다. 지난 대선 때 중국은 외교정책을 잘 아는 힐러리 클린턴보다는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기를 내심 기대했다. 하지만 자국의 판단이 틀렸음을 인식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중국에서 스마트폰을 조립하고 있는 애플은 트럼프 눈치를 보며 미국 공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앞으로 제2, 3의 애플이 줄을 이을 것이다. 미국의 대중국 무역전쟁에 우리 기업들도 무사할 수 없다. 우리나라의 대중국 의존도를 고려하면 미·중 마찰은 우리나라의 수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조만간에 중국이 미국의 타깃이 될 것이다. 토요타 사태는 미국에 수출하는 외국 기업들에 트럼프 정책이 적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대내외적 위협 요소가 누적되고 경제위기설이 나오고 있지만, 탄핵 정국에 우리 통상 당국의 대응 역량은 낮을 수밖에 없다. 대선에 몰두하고 있는 정치권은 경제위기 극복에 지혜를 모아야 한다. 민간기업 경영에 대한 간섭 및 엄포, 국경세 신설 등은 세계무역기구(WTO) 통상규범을 위반할 소지가 크지만, 이에 대해 어느 국가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있다. WTO 탈퇴까지 언급한 트럼프 행정부가 미·중 무역전쟁을 감행하는 상황까지 고려한 시나리오를 설정하고 국내 경제정책과 대외정책을 수립하고 대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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