黃 “위안부 언행 자제하라”

“모든 이해당사자 합의 존중해야”
日여론전에 밀리지 않으면서
韓·美·日 동맹 고려한 메시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0일 일본 측에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언행을 자제해 달라”고 촉구한 것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를 향해 ‘경고성 항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황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위안부 피해자 문제와 관련, 각계에서 한·일 양국관계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며 최근 불거진 한·일 위안부 갈등 상황에 대해서 언급했다.

정부는 그동안 부산시 일본 총영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 설치에 따른 일본 정부의 강력한 반발에 대해서 저강도 로 키 전략으로 일관했다. 하지만 일본이 12·28 위안부 합의에 따른 10억 엔 출자의 돈 문제까지 거론해 국내 여론이 악화되자 양국관계의 중요성을 고려해 할 말은 해야겠다고 판단한 데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날 황 권한대행은 일본에 대해서 ‘언행 자제’를 요구하는 동시에 모든 이해 당사자들에게 ‘위안부 합의 정신 존중’을 요청했다. 정부는 일본 측 대사 소환에 맞서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일본대사를 ‘초치’하면서도 대외적으로는 ‘면담’으로 불리길 바라는 식으로 조심스럽게 접근했지만 한·일관계가 급속히 악화되자 제어에 나설 필요성이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일본에는 위안부 합의가 지켜질 것이라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한국의 반일감정에 불을 지필 발언을 삼가 줄 것을 요청한 셈이다.

앞서 지난해 10월 6일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정례 브리핑에서 “한국 시민단체가 부산영사관 앞에 소녀상을 설치한 것은 한·일관계에 바람직하지 않다”며 나가미네 주한일본대사와 모리모토 야스히로(森本康敬) 부산총영사 일시 귀국 조치 등을 발표했다. 같은 달 8일에는 아베 총리가 NHK 방송에서 “일본은 10억 엔(약 103억 원)의 출자를 이미 했다”며 “다음은 한국이 확실히 성의를 보이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10월 9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이 “우리나라의 공관 앞에 소녀상이 새로 설치된 사태는 극히 유감”이라고 말했다.

황 권한대행의 이날 언급은 오는 27일로 추진 중인 미·일 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아베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차기 대통령에게 소녀상 문제를 언급하지 않아야 한다는 신호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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