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터 이어 페리도 “격추 필요”
애슈턴 카터 국방장관과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 등 전·현직 미 국방부장관들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위협에 대해서 ‘요격 필요성’을 거론하면서 강력한 대북 경고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미국은 북한의 ICBM을 공해상에서 미군과 일본군의 이지스함에 탑재된 SM-3 미사일로 요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MD)가 본격적으로 가동된다는 의미로 미국의 한국에 대한 MD 참여 요구 수위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페리 전 장관은 9일 워싱턴DC에서 북한전문매체 ‘38노스’ 주최로 열린 간담회에서 북한의 ICBM 시험을 어떻게 막을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가장 분명한 방법은 공해상 격추일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다른 방법도 있을 것이고 결국 어떻게 할지는 (미국)군에서 결정할 일”이라고 부연한 뒤 “정치적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북한 ICBM) 시험을 막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페리 전 장관은 1999년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한다면 국제사회에서 북한 체제를 인정한다는 ‘페리 프로세스’를 입안했었다. 카터 미 국방장관도 지난 8일 북한의 ICBM 발사가 이뤄질 경우 “미국과 동맹국을 위협할 땐 즉시 격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이 동해상으로 ICBM을 발사할 경우 요격할 수 있는 수단은 미국과 일본의 이지스함에 탑재된 SM-3 미사일이 유일하다. 한국 해군 이지스함은 ‘바다의 사드’로 불리는 SM-3를 탑재하지 않아 미국과 일본의 이지스함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북한이 ICBM을 발사하게 되면 이동식 발사차량(TEL)에 탑재된 KN-08 또는 KN-14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9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KN-08과 개량형인 KN-14과 같은 (이동식) ICBM을 발사할 가능성에 대해 면밀하게 추적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김열수 성신여대 교수는 10일 “북한이 ICBM 능력을 과시하기 위해 최소 1000㎞ 이상의 비행거리를 상정하면 최고 고도 300㎞ 이상에 도달해야 하므로 고각으로 발사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SM-3는 고도 500㎞의 미사일 요격이 가능하다. 이동식 ICBM 탐지 수단은 미사일 발사 때 나오는 적외선을 탐지하는 미군의 미사일발사탐지 조기경보위성이 가장 유력하다. 이에 따라 일본의 군사정찰위성과 한국의 그린파인레이더와 피스아이 조기경보기, 이지스함 SPY-1D레이더 등이 총동원될 것으로 보인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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