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수뇌부 영장청구 여부는
이재용 조사뒤 일괄 결정키로”
부정한 청탁 증거는 확보 못해
삼성 “강요 피해자” 적극 항변

블랙리스트 대통령 지시 정황
조윤선 ‘알고도 묵인’ 수사중
내주 김기춘과 함께 소환 예고


박근혜정부의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하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삼성 수사와 블랙리스트 수사라는 ‘두 개의 축’을 통해 박 대통령을 정조준하고 있다. 특검팀은 삼성이 ‘대가’를 바라고 ‘비선 실세’ 최순실(61) 씨 일가에 대한 지원을 하는 과정에서 삼성 그룹이 적극 개입한 정황을 확보하고 막판 법리판단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주 이재용(49) 부회장 소환을 적극 검토하는 가운데 이미 조사를 마친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등 3인에 대한 사법처리 수위를 일괄적으로 판단할 방침이다. 또 다른 한 축인 블랙리스트 수사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박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김기춘(78)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총지휘하고, 조윤선(51)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이 실행한 정황을 잡고, 조만간 김 전 실장과 조 장관을 소환해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특검팀 고위 관계자는 10일 “이번 주 중 이 부회장에 대한 조사를 거쳐 뇌물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 부회장 소환 일정은 11~13일 사이가 유력하다. 이 관계자는 “최 부회장과 장 사장에 대해 구속영장 청구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서도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는 이 부회장 조사 이후 일괄 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과 삼성 관련 수사가 복잡한 만큼, 여러 의혹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뒤 종합 판단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이 최 씨 일가를 지원하는 결정을 하는 데 지시·관여한 사실을 최종 확인하기 위해 이 부회장 조사가 시급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2015년 정유라 씨에 대한 삼성 지원 계획을 수립하는 데 관여한 박원오(68)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는 특검 조사에서 “삼성이 대가를 바라고 정유라를 지원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은 또 이 부회장이 2015년 7월 25일 박 대통령 독대 후 정 씨 지원과 관련해 긴급회의를 열고, 박상진 사장을 독일로 급파하는 결정을 내린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삼성 측이 “대통령과 최 씨 측의 강요로 지원했을 뿐 대가를 요구한 적은 없다”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특검팀은 제3자 뇌물 공여 혐의 적용 요건인 박 대통령에 대해 삼성이 ‘부정한 청탁’을 했다는 직접 증거는 아직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랙리스트 수사와 관련, 특검팀은 조 장관이 지난해 9월 취임 이후 업무보고 등을 통해 블랙리스트가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도 최소 묵인한 정황을 잡고 수사 중이다. 특검팀은 리스트를 작성·관리한 혐의를 받아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종덕(60) 전 문체부 장관 등 전직 청와대·문체부 핵심 인사 4인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후 조 장관과 김 전 실장을 소환할 방침이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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