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I·CIA 주장 근거없어”
美대선 개입說 다시 부인

美재무부, 인권 탄압 혐의로
푸틴측근 5명 추가 경제제재


러시아 정부가 지난해 미국 대선 과정에서 러시아가 해킹을 통해 개입했다는 미국 정보기관의 보고서에 대해 ‘아마추어적이고 감정적인 수준’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러시아 정부는 미국 정보기관의 주장이 ‘마녀사냥’이라며 러시아 연루설을 다시 한 번 부인했다.

9일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궁 대변인은 미국 정보기관이 공개한 러시아 해킹 관련 보고서에 대해 “완전히 근거 없는 주장들로 구성됐다”며 “특수 정보기관이 갖춰야 할 고도의 전문적인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아마추어적이며 감정적인 수준의 보고서”라고 평가절하했다. 그는 “우리는 보고서가 사실에 근거한 것인지 모르겠고, 어떤 자료를 가지고 이런 주장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미국의 이러한 지속적인 주장에 진저리가 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의 보고서는 마녀사냥을 연상시킨다”며 “미국인들이 역사상 여러 번 마녀사냥을 저질렀던 사실을 알고 있다”고 비판 강도를 높였다.

그는 보고서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검토했는지를 묻는 질문에 “보고서는 대통령을 포함해 누구나 볼 수 있다”면서도 “대통령이 얼마나 자세히 검토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보고서에 상세히 읽을 만한 내용은 없다”고 답했다. 그는 “보고서는 실망 외에 아무것도 주지 않았다”며 “러시아 정부는 미국 대선에 러시아가 연루됐다는 어떠한 주장도 부인한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다시 한 번 미국 정보기관의 해킹 보고서 내용을 부인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대응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트럼프는 정보기관의 러시아 미 대선 개입 주장을 일축해왔으나 정보기관 보고를 받은 뒤 러시아의 대선 개입이 있었더라도 해킹을 당한 민주당의 잘못일 뿐 당선 결과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한발 물러섰다. 하지만 이후 트위터에 “러시아와 좋은 관계를 맺는 것은 좋은 일이지 나쁜 일이 아니다. 오직 어리석은 사람이나 바보들만이 그걸 나쁘다고 생각한다”며 친러 행보를 이어갈 것임을 시사했다.

앞서 미 국가정보국(DNI)과 중앙정보국(CIA) 등 정보기관은 6일 미 의회에 제출한 조사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군 총정보국(GRU) 등 군 정보기관이 세계적인 폭로전문사이트인 위키리크스와 DC리스크닷컴, 구시퍼2.0 등 해커들과 연계해 민주당전국위원회(DNC) 이메일 자료를 폭로하는 등의 활동을 벌였다”며 “푸틴 대통령이 미국 대선에 영향력을 미칠 것을 지시했고 결국 푸틴 대통령과 과 러시아 정부가 트럼프의 당선을 원했다는 점이 분명해졌다”고 결론 내렸다.

한편 미국은 9일 푸틴 대통령의 측근 등 러시아 인사 5명에 대한 추가 제재를 발표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이날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 위원장 알렉산드르 바스트리킨 등 러시아 인사 5명을 인권탄압 혐의로 경제제재 명단에 올렸다고 밝혔다. NYT는 “퇴임을 10여 일 앞둔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러시아와 관계 개선을 공언하고 있는 트럼프에 도전장에 내민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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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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