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쇠 일관하다 경고 받기도
헌재 “채택된 증거 철회 안돼”


세월호 참사 당일 청와대 관저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보좌한 것으로 알려진 이영선(38·사진) 청와대 행정관이 12일 “(대통령) 식사가 낮 12시쯤 들어가는 것을 봤다”며 “점심 직후 오후 1시쯤 박 대통령에게 밀봉된 보고 문건을 전달했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보고 당시 박 대통령을 대면하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심판 4차 변론이 열린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이 행정관은 박 대통령의 세월호 당일 행적에 관한 질문에 “박 대통령은 (오전) 당시 관저 집무실에서 업무를 본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업무용 휴대전화로 세월호 사고 관련 문자를 받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받은 기억이 없다”면서 “방송 뉴스를 통해 오전 10시쯤 세월호 사고에 대해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 행정관은 또 사고 당일 윤전추(37) 행정관과 정호성(48)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안봉근(51) 전 국정홍보비서관을 본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 행정관은 “오전 10시 안 전 비서관이 급하게 관저로 오는 것을 봤다”며 “정 전 비서관은 오후 2시쯤 본 적 있다”고 말했다.

이 행정관은 청와대 근무 동안 ‘비선 실세’ 최순실(61) 씨와 ‘기 치료 아주머니’ 등 보안손님을 데리고 들어온 적이 있다고 인정했다. 또 정 전 비서관에게서 받은 청와대의 문건을 최 씨에게 건네는 등 ‘문건 메신저’ 역할을 했느냐는 질문에 대해도 시인했다. 이 행정관은 “최 씨의 KD코퍼레이션 소개서 등 서류를 정 전 비서관에게 전달했다”고도 밝혔다. 이 행정관은 박 대통령의 옷을 만든 강남 의상실에 일주일에 수차례 간 사실도 인정했다.

이날 신문에서 이 행정관이 최 씨의 청와대 출입 여부 등에 대해 ‘답변할 수 없다’ ‘모른다’는 식으로 증언을 피해가자 주심 강일원 재판관은 “국가 안보와 관련된 것이냐”고 지적한 뒤 “중요한 쟁점이기 때문에 증인이 꼭 밝혀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헌재는 또 증인 신문에 앞서 대통령 측이 제출한 증거인부 내용에 대해 “이미 동의한 (신문기사 내용 등에 대해서도) 다 부동의하겠다는 건데, 이미 채택돼 증거 조사를 마친 것에 대해서는 인부를 바꾸고 싶더라도 철회할 수 없다”고 했다.

이후연·송유근 기자 leewh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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