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유주의 시대의 경제적 불평등을 문제로 다룬 책이 쏟아져 나온다. 그만큼 사회·경제적 불평등이 전 지구적인 현상이기도 하고, 그로 인한 사회적 폐해가 심각하다는 증거다. 국경을 가릴 것 없이 불평등의 상황을 계측하는 경제학의 방법론이 진보하고 있다는 것도 또 하나의 이유다. 지금 세계 경제의 화두는 ‘불평등 문제’라는 데 이론의 여지가 없다. 글로벌 불평등을 다룬 책을 읽는다는 건 곧 ‘세계 경제 역사를 읽는 것’에 다름 아닌 상황이 되었을 정도다.
‘21세기 자본’을 펴낸 토마 피케티를 필두로 심화하고 있는 불평등의 원인 분석과 대안을 찾는 학자들의 저술이 잇따라 출간되고 있는 건, 비록 그 해법이 잘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도 그나마 위안이다. 누군가는 불평등한 경제적 체제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으며 해결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증거이니 말이다. 국가 간이든 국내든 불평등 문제에 대한 물음은 끝이 없다. 경제적 불평등은 세계 경제 체제에 얼마나 끈끈하게 달라붙어 있는 것인지. 불평등 문제는 구조적인 것인지, 혹은 순환하는 것인지, 불평등 체제를 강화하거나 완화하는 결정적인 요인은 무엇인지…. 그 물음의 끝은 당연히 지금의 불평등 체제가 극복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다.
이에 명쾌한 답을 내놓는 저자는 불평등 문제에 천착하고 있는 세계적인 명성의 경제학자이다. 룩셈부르크 소득연구센터의 선임학자이자 미국 뉴욕 시립대 대학원의 객원 석좌교수. 메릴랜드대와 존스홉킨스대 초빙교수 이력도 있다. 그는 책 말미에 간추린 10가지 질문에 답을 정리해 내놓는다. 두툼한 본문의 내용은 그 답에 닿기까지의 해독과 분석 과정이다.
책에서 특히 눈길이 가는 건 ‘쿠즈네츠의 가설’을 변형한 순환 또는 파동의 개념이다. 노벨상을 수상한 경제학자 쿠즈네츠가 주창한 ‘쿠즈네츠 가설’은 국가가 산업화되고 평균소득이 증가하면 초기에는 불평등이 증가하다 나중에는 감소해 이를 그래프로 그리면 뒤집힌 U자 곡선이 된다는 이론이다. 저자는 산업혁명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쿠즈네츠의 곡선은 하나의 선이 아니라 파동을 이룬다고 주장한다. 그래프가 불평등의 심화와 완화 사이를 파동처럼 진폭을 그린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자본소득과 시장소득, 가처분소득의 불평등 문제를 국가별로 비교하면서 한국의 불평등 해소 방안을 제안하는 부분도 흥미롭다.
박경일 기자 park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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