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밖으로 이전 案 검토
“언론은 野… 기자들 나가야”


오는 20일 취임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백악관 내 기자실을 없애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표면적 이유는 백악관 기자실이 좁아 외부로 옮기겠다는 것인데, 사실상 ‘언론 기피’ 성향의 트럼프가 언론을 경계하는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 월간지 에스콰이어는 15일 트럼프 정권인수팀의 세 고위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수십 년간 백악관 기자실에서 일해온 언론들이 차기 트럼프 행정부에서 쫓겨날 수도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측은 대신 기자실을 백악관 인근 라파예트 광장 근처에 있는 ‘백악관 콘퍼런스센터’나 백악관 옆에 위치한 ‘옛 행정부 청사’로 옮기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백악관 내 기자실이 처음 생긴 것은 1901년부터 1909년까지 재임한 시어도어 루스벨트 전 대통령 때로, 기자실이 옮겨지면 이는 파격적인 조치다. 이에 대해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 내정자는 “결정된 게 없다”면서도 논의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취재하는 데 언론의 관심이 상당하다”며 “49석인 지금의 (백악관) 기자실이 충분한가. 지난번 기자회견 당시 언론인 수천 명이 참석 요청을 했다”고 설명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 당선자도 CBS의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자유로운, 독립적인 언론에 대한 (트럼프 정부의) 약속을 반영하기 위한 의도”라고 밝혔다.

그러나 당선 후 첫 공식 기자회견에서 CNN 기자에게 “무례하다” “CNN은 가짜 뉴스”라고 언성을 높이는 등 언론과 갈등을 빚어온 트럼프가 언론에 거리를 두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에스콰이어는 한 트럼프 정권인수팀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번 움직임은 언론에 대해 적대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는 트럼프의 시각을 반영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언론은 야당(이라고 본다)”이라며 “그들(기자들)이 백악관을 나갔으면 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트럼프의 취임식 참석을 거부하는 민주당 의원들과 트럼프 간의 갈등도 격화되고 있다. 민주당 의원 최소 22명이 트럼프의 취임식에 불참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흑인 인권운동가 출신 존 루이스(조지아) 하원의원은 트럼프에 대해 “집권 정당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트럼프도 트위터를 통해 “루이스는 말만 많을 뿐 행동하지 않는다”고 비방, 공방전이 벌어졌다.

손고운 기자 songon1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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