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심판 첫출석 ‘모르쇠’ 일관

“미르·K재단서 한푼도 안받아”
언성 높이며 이권 혐의 부인

KD코퍼레이션 돈 수수혐의엔
“명절 선물만 주고 받았다”

세월호 당일 행적 물음엔
“어제 일도 기억이 안난다”

혐의 추궁 질문 계속되자
“무슨 대답 원하는지 모르겠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장본인이자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의 핵심 증인인 최순실(61) 씨가 16일 오전 헌법재판소에 출석해 “어떤 개인적 이득도 취한 적이 없다. 박 대통령도 절대로 그럴 분이 아니다”라며 자신의 혐의는 물론 박 대통령과의 공모 사실을 부인했다.

삼성으로부터 훈련지원금을 받아 딸 정유라(21) 씨만을 위해 사용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어떻게 딸에게만 지원하겠나. 올림픽을 위해 가상으로 마련된 돈”이라며 반박했으며, 김기춘(78)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의 연결 고리를 묻는 질문에는 “김 전 실장 자체를 모른다”고 답했다. 최 씨는 자신을 추궁하는 질문에 대해 되레 “무슨 대답을 원하는지 모르겠다. 정확히 물어봐 달라” “검찰 조사를 받는 게 아니기 때문에 유도신문에는 대답하지 않겠다”는 식으로 맞받아쳤다. 최 씨가 본인의 형사 재판을 제외하고 공개적인 자리에서 신문을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 씨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진행된 박 대통령 탄핵 심판 5차 변론기일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시종일관 자신과 박 대통령에 대한 혐의 사실 일체를 전면 부인했다. 최 씨는 “어떤 개인적 이익도 챙긴 적이 없고, 그런 것을 생각한 적도 절대 없다”며 “(대통령 취임 전부터 이권 개입을 염두에 뒀다는 것은) 논리의 비약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씨가 문화체육관광부 예산 편성에 직접 관여한 사실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직접 참여했다는 증거가 있나. 어떤 정부 예산에도 참여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미르·K스포츠재단을 통한 ‘이권 도모’ 부분에 대해서도 “어떤 이권을 도모했는지 구체적으로 말해달라”며 “어떤 곳을 통해서도 돈을 받은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최 씨는 박 대통령에게 딸 정 씨의 친구 아버지가 운영하는 KD코퍼레이션을 대기업 협력업체로 선정되도록 청탁을 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부인했으며, 그 대가로 돈을 받은 적도 없다고 밝혔다. 최 씨는 “대가성으로 몰고 가는데, 서로 친했기 때문에 명절 선물은 주고받았다”고 말했다. 또 최 씨는 K스포츠재단을 통해 자신이 실소유하고 있는 ‘더블루K’에 자금을 빼돌리려고 했다는 질문에 대해 “실제로 진행이 돼 돈을 먹었든가, 돈이 왔다 갔다 했으면 문제가 되겠지만 계획 자체만 갖고 저한테 물어보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반박했으며, 더블루K의 실제 소유주로 고영태(41) 전 더블루K 이사를 지목하며 “고영태가 하고 싶다고 해서 자본금을 빌려줬다”고 말했다.

최 씨는 정호성(48)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을 통해 청와대 문건을 수정하거나 차은택(48)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의 이력서를 보낸 사실은 인정했지만, 국정원이나 부처 장·차관 인사 자료를 받아봤다는 것과 차 전 단장에게 김 전 비서실장을 만나보라고 한 사실 등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최 씨는 고 전 이사와 차 전 단장 등의 국회 국정조사청문회 진술 등에 대해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으며, 고 전 이사의 진술을 근거로 한 질문에 대해서는 “(고 전 이사의 말은)완전한 조작”이라며 답변을 거부하기도 했다. 또 윤전추(여·37) 청와대 행정관을 박 대통령에게 추천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최 씨는 청와대에 출입한 사실은 시인했지만, “(박 대통령의) 개인적인 일을 도와주기 위해 (청와대에) 들어갔다”며 “개인적인 일은 사생활이기 때문에 말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 취임 후 의상 업무를 맡은 것에 대해서도 “그냥 옛날부터 도와드리는 마음으로 했다”며 박 대통령이 부탁해서 한 일이 아니라고 밝혔다.

최 씨는 세월호 참사 당일 행적을 묻는 질문에 대해 “어제 일도 기억이 안 난다”며, ‘국가적 재난이 있던 날인데 기억이 안 나느냐’는 추가 질문에 대해서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한편 최 씨는 자신이 서명 날인한 검찰의 피의자 조서에 대해서도 “독일에서 귀국해 정신없는 상태에서 제대로 읽어보지도 못하고 도장을 찍은 것이다. 검찰에서 강압 수사를 받아 특검에도 못 나가고 있다. 이런 건 보여 주셔도 소용없다”고 하는 등 검찰 수사 내용을 부인하는 취지로 답했다.

이후연·김기윤 기자 leewh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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