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기업에 엄격해지는 추세
재계 “기업 리스크 커질 우려”


특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뇌물죄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등 기업들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정치 리스크(위험)로 인해 한국 기업들이 자칫하면 미국 해외부패방지법(FCPA)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SSI코리아, IBM코리아 등 미국 기업의 한국 자회사 2곳이 FCPA 적용 대상이 된 적이 있으나 국내 기업 중 FCPA 적용 대상은 없었다.

17일 FCPA 적용 기준에 따르면 설사 법원에서 이 부회장이 뇌물죄 판결을 받더라도 삼성전자가 곧바로 FCPA 적용 대상이 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외국 기업의 경우 미국 상장기업(미국 예탁증서(ADR) 발행 기업 포함)이거나 미국에서 대리인·통신·인터넷·우편 등을 통해 뇌물제공을 했을 때 적용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심할 순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우려다. 미국 정부가 2000년대 들어 FCPA를 반(反)독점법 역외 적용과 마찬가지로 확대 적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들어 외국 기업에 대해선 보다 가혹하게 벌금을 물리고 있다. 독일의 지멘스가 지난 2008년 FCPA 적용으로 8억 달러(약 9474억 원)를 벌금으로 냈고, 프랑스 알스톰이 지난 2014년 7억7000만 달러의 벌금을 냈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미국 정부가 FCPA를 자국 기업 보호 용도로 활용하는 것 같다”며 “삼성전자가 미국의 대표 브랜드인 애플의 숙적인 점을 감안하면 미국 정부가 마음먹기에 따라 적극적으로 FCPA를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처벌은 벌금에만 그치는 게 아니다. 개인의 경우 최대 벌금 10만 달러에 징역 5년형까지 부과된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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