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과도 물밑 접촉 계속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0일 정세균 국회의장을 예방하는 등 정치권과 접촉면을 늘려가기 시작했다. 반 전 총장은 설 연휴 전이라도 정의화 전 국회의장,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등을 만나 제3지대를 아우르는 ‘빅텐트’ 구성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다음 주 두 차례 토론회에서 ‘반기문 구상’을 밝히고 이를 기반으로 동조세력을 더 끌어모으기로 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정 의장을 만나 “4일간 지방을 다니며 민생 투어를 했는데, 국민이 경제와 정치 상황에 대해 많이 걱정하고 있었다”며 “앞으로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의장님과 국회에서 많이 신경 써 주시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정 의장이 “유엔 사무총장 10년간의 경륜과 경험을 국가적 어려움과 국민을 위해 잘 써주시면 고맙겠다. 좋은 결과 있으시길 기대하겠다”고 하자, 반 전 총장은 “덕담을 해주셔서 고맙다. 의원외교가 아주 중요하다”고 화답했다.
반 전 총장은 다음 주 손 전 대표, 정 전 의장과도 만나 개헌을 고리로 한 정치연대를 모색한다. 손 전 대표는 19일 미국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반 전 총장이 설 전에 만나자는 연락이 와서 ‘그러자’고 했다”고 전했다.
반 전 총장 측은 “정치를 바꾸고 양 진영으로 갈라진 나라를 통합하기 위해 개헌도 중요한 방법”이라며 “반 전 총장이 개헌에 대한 분명한 입장과 일정을 밝힐 수 있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애초 설 연휴 전까지 정치인들을 만나지 않고 민심 청취에 주력할 계획이었지만, 대선 일정이 더욱 빨라지고 귀국 후 지지율이 생각만큼 오르지 않자 기존 방침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설 연휴가 끝나면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 정운찬 전 총리까지 연쇄 회동할 가능성이 크다.
바른정당과의 물밑접촉도 이어가고 있다. 반기문 캠프 인사들은 한결같이 “바른정당 입당은 현재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부인하고 있지만, 바른정당과의 정치 연대체 결성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 바른정당 관계자도 “반 전 총장 이미지가 더 손상되면 여권 전체에 불리하다”며 “당내 책략가들을 동원해 반 전 총장에게 도움을 주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반 전 총장은 이날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예방해 귀국 인사를 했다. 주말인 21∼22일에는 평창 동계올림픽 준비현장, 인천 송도 바이오단지 등을 찾을 계획이다. 대법원장, 기독교와 천주교 인사들과의 면담 일정도 조율 중이다.
김윤희·송유근 기자 wor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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