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생각해도 앞뒤가 안 맞는 궤변에 불과하다. 대포폰 사용은 그 자체로 불법이다. 전기통신사업법은 다른 사람 이름으로 휴대전화를 개통해 이용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를 어길 경우 3년 이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진다. ‘청와대와 정 전 비서관은 대통령은 대포폰이라는 점을 모르셨을 것’이라고 했지만 논란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앞서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김종(56)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도 대포폰을 사용했다는 사실을 시인했거나 그런 사실이 밝혀졌다. 범죄자들이나 이용하는 줄 알았던 대포폰을 대통령부터 청와대 수석, 정부부처 차관까지 공직자들이 사용한 것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대통령이 정부의 공식 보안 시스템을 신뢰하지 못해 대포폰을 썼다는 정 전 비서관의 해명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청와대의 ‘거짓 해명’이 두 달 만에 밝혀진 부분도 논란거리다. 지난해 11월 11일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박 대통령이 대포폰을 사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이에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곧바로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공식적으로 지급하는 전화기 외에 다른 전화기는 사용하지 않는다”고 전면 부인했었다. 두 달 만에 청와대 공식 해명이 거짓말이 된 것이다. 최순실(61)·장시호(38) 씨 외 박 대통령, 안 전 수석, 정 전 비서관, 이영선(38) 청와대 행정관, 김 전 차관, 차은택(48) 전 창조경제추진단장 등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주요 등장 인물이 대포폰을 사용했다는 건 스스로 불법적인 일을 하고 있음을 알았다는 의미다.
민병기 사회부 기자 mingm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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