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BBC와 허핑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미국 패션업계는 멜라니아를 둘러싸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11년간 멜라니아의 화장을 도맡아 왔던 니컬라 브릴은 멜라니아와의 친밀함을 부각시키면서 고가 화장품 판매에 나섰다.
브릴은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멜라니아를 극찬하는 등 멜라니아와의 관계를 제품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브릴이 만든 리프팅 워터는 4온스(118.3㎖)에 450달러(약 53만 원)나 한다. 안티 에이징 트리트먼트의 가격은 1150달러에 달한다.
이에 반해 유명 디자이너들은 멜라니아가 취임식 등에서 자기 브랜드 옷을 입지 못하게 하느라 애를 쓰고 있다. 톰 포드는 “미국 대통령과 퍼스트레이디라면 미국에서 만들어진, 보통 미국인이 입을 수 있는 옷을 입어야 한다”면서 “내가 만든 옷은 보통 미국인이 입기에는 비싸고 이탈리아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멜라니아에게 맞지 않는다”며 옷 제공을 거부했다. 소피 실렛과 데릭 램, 마크 제이컵스 등 다른 디자이너들도 멜라니아에게는 옷을 제공하거나 판매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취임식 때 퍼스트레이디가 입은 옷은 전통적으로 미국 역사박물관에 보관되기 때문에 퍼스트레이디에게 옷을 제공하는 것은 디자이너에게는 훈장과도 같다. 하지만 디자이너들은 인종·성·종교 차별 발언을 일삼은 트럼프의 아내인 멜라니아가 자기 브랜드 옷을 입을 경우 판매에 차질이 빚어진다고 옷 제공을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대놓고 옷 제공과 판매를 거부하는 것은 아무리 권력자라도 법의 테두리를 벗어날 수 없다는 법치주의에 대한 믿음이 강하기 때문이다. 비선 실세인 최순실(61) 씨가 박근혜 대통령 의상과 미용을 도맡아 처리하다 뇌물죄와 의료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한국 상황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특히 헌법 정신을 무시하고 정권 입맛에 맞지 않는다며 블랙리스트를 만든 요즘 우리나라에서는 상상조차 하기 힘들다.
로마 공화정 말기 정치가이자 철학자였던 키케로는 “어떠한 권력도 법 위에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나 최 씨 등의 행동이나 변명에 국민이 납득하지 못하는 것은 그들이 법 위에 서려고 했기 때문이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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