뺑소니 목격後 직접 나서
“불법주차, 꼬리물기, 정지선 지키기. 엄마, 아빠 어른 세대는 불법을 고칠 수 없는가? 낙성대 길빵 교수.”
서울 관악구 지하철 낙성대역과 서울대 인근 도로변, 버스정류장 등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현수막 문구다. 이 현수막들은 자칭 ‘낙성대 길빵 교수’인 관악구 마을버스 기사 허원재(67·사진) 씨가 설치했다.
허 씨에 따르면 길빵은 마을버스 기사들 사이에서 도로 위 불법주차나 교통법규 위반 등을 일컫는 은어다. 허 씨는 이런 길빵을 줄여나가자는 취지에서 스스로 길빵 교수라는 별명까지 만들어 교통질서 준수 홍보에 앞장서고 있다.
허 씨는 20일 “관악구는 좁은 거리도 많고, 불법주차도 잦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교통질서를 지키고 사고를 줄여보고자 일을 시작했다”며 “틈나는 대로 3만 원씩 사비를 들여 10년째 공익 홍보현수막을 설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허 씨는 지난 1968년부터 지금까지 택시·화물차·레미콘·버스 등 평생 운전기사 일을 하며 살았다. 지금은 마을버스를 운행 중인 허 씨가 길 위에서 보낸 기간만 약 50년이다. 그가 ‘거리 안전’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는 10년 전 직접 뺑소니 사망사고를 목격하고 나서부터다.
또 버스 운행 중 승객에게 폭행을 당하다 불법주차된 차를 들이받는 사고를 낼 뻔하며 누구보다 거리 안전의 중요성에 대해 절감하고 있다. 허 씨는 “사소한 교통법규 위반이 대형 교통사고로 이어지는 일을 숱하게 봐왔다”며 “어른들이 솔선수범해 작은 교통질서부터 지켜나간다면 아이들도 준법정신을 배우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구청이나 경찰에서 단속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으므로, 나라도 힘이 닿는 한 동네의 거리 안전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기윤 기자 cesc3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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