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對日 무역적자 ‘불만’
TPP탈퇴 선언으로 타격가해


취임 전부터 중국과의 무역 전쟁을 예고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초기 광폭 행보에 오히려 동맹국인 일본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일본산 자동차 수입으로 인한 무역 적자에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낸 트럼프 대통령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를 공식 선언하면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정권의 아베노믹스(아베 정권의 경제정책)에 큰 타격을 가했다. 피아(彼我)를 구별하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에 한국도 표적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3일 미국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기업인 조찬간담회에서 일본산 자동차 수입에 따른 무역적자를 집중 거론하며 일본을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 그는 일본과의 자동차 무역에 대해 “만약 우리가 일본 시장에 자동차를 판매하는 것을 일본이 곤란해 한다면 불공평하다”며 “(이 문제에 대해) 협의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일본의 자동차 수입 관세는 0%이고 미국의 관세는 2.5%로 관세 여건에서는 일본시장 내 자동차 판매가 미국에 불리한 것은 아니지만, 일본의 환경규제 등 비관세 장벽에 대해 미국 업체들이 지닌 불만을 트럼프 대통령이 반영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의 TPP 탈퇴를 추진하는 행정명령에 공식 서명하며 TPP 잔류를 희망했던 일본 측에 직격탄을 날렸다. TPP가 발효되면 일본은 미국 시장에 대해 95~100%에 달하는 관세철폐율 혜택을 입게 되고, 아베 정권은 이를 아베노믹스의 새로운 동력으로 삼는다는 계획이었지만 모두 물거품이 됐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강(强)달러에 대한 우려를 직접 언급하고 취임사 등에서 경기 불투명성을 조장하는 보호무역주의를 강조해 달러 약세를 유도, 엔화 가치 상승과 도쿄(東京) 증시 하락이란 간접 피해를 일본에 안기기도 했다.

때마침 정기국회가 소집돼 있는 일본에서는 이날 민진당 등 야당이 대정부 질의에서 아베 총리에게 TPP 백지화와 불확실한 미·일 관계에 대한 정치 공세를 펼쳤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조기 정상회담 성사를 통해 일본의 입장을 이해시키겠다는 방침을 설명했지만, 아베 총리의 국회 발언 후 트럼프 대통령은 보란 듯이 TPP 탈퇴 행정명령에 서명했으며 미·일 정상회담 일정은 보류한 채 추가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2월 초 정상회담 개최를 논의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박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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