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함·자기관리 철저 모범
수당 받아 후배들 용돈 주기도
이상민감독 “붙임성 큰 장점”


삼성의 문태영(39·사진)은 프로농구 ‘1호’ 귀화혼혈 캡틴이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모비스에서 삼성으로 옮겼는데, 이상민 삼성 감독은 문태영에게 주장이란 중책을 안겼다. 이 감독은 “문태영은 붙임성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후배들과 함께 잘 어울리고, 꾀를 부리지 않는 성실한 선수이기에 주장으로 뽑았다”고 설명했다.

문태영의 성실함, 철저한 자기관리는 좋은 본보기가 된다. 햄버거 등 패스트푸드와 탄산음료는 입에 대지도 않고, 오후 8시 이후로는 음식을 먹지 않는다. 훈련할 땐 가장 먼저 ‘출근’한다. 1978년생이지만 20대 못지않은 에너지를 발산하는 밑거름. 그리고 분위기를 띄우는 데 늘 앞장선다. 삼성농구단의 신흥수 홍보팀장은 “문태영이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한 뒤 팀에 복귀해 국가대표 수당을 후배들에게 용돈으로 나눠줬다”며 “훈련 도중 하프라인슛 이벤트 등 가벼운 놀이를 제안하고, ‘사재’를 털어 상금을 분배해 사기를 북돋는다”고 설명했다. 연초에는 구단 직원들에게 향수 등 선물꾸러미를 안겼다.

삼성은 2014∼2015시즌 꼴찌(10위)였지만, 문태영이 가세한 지난 시즌 5위로 올라섰고, 2016∼2017 KCC 프로농구에선 선두(22승 9패)를 질주하고 있다. 모비스에서 3시즌 동안 챔피언결정전 3연패를 이끌었던 문태영의 합류로 삼성은 이제 정상을 노리고 있다.

문태영은 올 시즌 팀이 치른 31경기 중 29게임에 출장, 평균 12.4득점을 유지하고 있다. 2009∼2010시즌 국내 무대에 데뷔한 이후 가장 낮은 득점력. 하지만 ‘순도’는 무척 높다. 슛을 난사하는 버릇이 있고, ‘단독 플레이’를 펼치던 예전과는 달리 슛을 아끼고 있다. 그래서 정확도는 높아졌다. 특히 3점슛 성공률은 44.7%로 이 부문 1위. 문태영이 3점 라인 밖에서 정확도를 뽐낸 덕에 삼성의 3점슛 성공률은 지난 시즌 9위(32.0%)에서 올 시즌 2위(37.8%)로 높아졌다. 골밑 공략에 치중했던 삼성의 공격 패턴은 더욱 다양해졌고, 삼성은 팀 득점 1위(86.5점)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의 선두 비결.

문태영은 “코칭스태프의 지시에 따라 올 시즌을 앞두고 3점슛 훈련에 공을 들였다”면서 “주장으로서 삼성의 우승에 밑거름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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