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시험 응시생 숫자가 70만 명을 돌파한 가운데 서울 동작구 노량진 학원가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특히 경제적 여유가 있는 공무원 시험 준비생(공시생)을 위한 프리미엄 서비스가 속속 등장해 큰 호응을 얻으면서, 공시생도 ‘금수저’와 ‘흙수저’로 갈리는 형국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공시생들 사이에서는 ‘프리미엄 독서실’이 인기를 끌고 있다. A 독서실은 카페 풍의 세련된 인테리어를 갖추고, 호텔 같은 고급스러운 편의 시설과 공부시간 관리 프로그램 등을 제공한다. 이 독서실을 이용하는 박모(23) 씨는 “독서실에 안마 의자도 있고 편의점과 카페도 입점해 있다”며 “비싸도 쾌적하게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문화일보 취재진이 25일 노량진 일대 일반 독서실 다섯 곳을 확인해본 결과, 월평균 입실 비용은 15만 원 정도였다. 반면 A 독서실의 경우 자유석은 19만 원, 고정석은 22만 원으로 일반 독서실 최저 가격인 12만 원보다 7만∼10만 원 더 비쌌다. 그런데도 A 독서실에는 발 디딜 틈이 없었다. A 독서실 관계자는 “입실을 하려면 자유석은 2주 정도, 고정석은 최대 한 달 정도 대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프리미엄 기숙학원’에도 공시생이 몰리고 있다. 건물 2∼6층을 쓰는 한 기숙학원은 기존 고시원에 학원 기능을 결합했다. 일반 고시원과 다르게 강의도 해 주고, 매끼 식사와 각종 생활지도 서비스까지 한꺼번에 제공한다. 이 기숙학원은 한 달에 120만 원을 받는데도 공시생들 사이에서 인기 폭발이다. 프리미엄 독서실을 이용하는 공시생이라면 공무원시험 학원에서 한 과목만 수업을 들어도 수강료와 독서실비를 합쳐 매달 31만∼34만 원이 든다.
반면, ‘가난한’ 공시생들은 학원에서 제공하는 ‘자습실’을 이용한다. 보통 과목당 12만 원인 강의를 두 과목 신청하면, 학원 자습실에서 온종일 공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과목만 수강하면 되는데도 자습실 자리를 얻기 위해 두 과목의 수강신청을 하는 경우까지 있다.
이에 따라 ‘공시생의 학습 환경마저 부모의 재력에 따라 결정되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2년째 경찰공무원(순경) 시험을 준비 중인 강모(26) 씨는 “나 같은 사람에게 프리미엄 독서실은 ‘그림의 떡’”이라고 말했다. 강 씨는 “공시생도 금수저, 흙수저로 갈리는 것 같아 서글프다”고 씁쓸해했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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