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에도 “지난 대선에서 불법투표가 없었다면 득표수에서도 승리했을 것”이라고 주장하자 공화당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오고 있다.
공화당 ‘1인자’인 폴 라이언(위스콘신·사진) 하원의장은 24일 공개적으로 “불법투표의 증거는 없다”고 일축했다. 이에 따라 당정 간에 또다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라이언 의장은 이날 취재진의 관련 질문에 “그런 점(불법투표)에 대해선 증거가 없다”면서 “나는 그 점을 분명하게 밝혔다”고 단언했다. 한마디의 짧은 언급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공화당 소속인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도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일침을 가했다. 그는 “350만 명의 불법투표가 있었다는 주장을 미국의 대통령이 했다면 이는 민주주의의 믿음을 흔들어놓는 일”이라며 “왜 트럼프 대통령이 그렇게 믿는지 이유를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의회 지도자들과의 첫 공식 연회에서 이 같은 불법투표설을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300만~500만 표에 달하는 불법 투표가 있었다”며 선거권이 없는 불법 이민자들이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투표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총득표수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290만 표가량 밀린 것이 불법투표 탓이란 주장인데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24일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도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투표가 있었다고 믿고 있다”며 “이 같은 믿음은 여러 연구결과와 증거들을 바탕으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불법투표와 관련한 조사를 요청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엔 “아마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답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 측이 어떤 연구결과를 참조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이미 다수의 연구결과에서 ‘투표 사기’는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정의를 위한 브레넌 센터(BCJ)의 전문가들이 연구,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투표 사기가 발생할 확률은 0.00004~0.0009% 사이에 불과했다.
손고운 기자 songon1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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