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일 ‘행정명령’ 파장

건보·무역에 이어 환경까지
‘오바마 업적 지우기’ 가속화

실현땐 에너지시장 판도 변화
원주민·환경단체는 집단반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환경보호를 이유로 반대해온 키스톤XL·다코타 송유관 건설을 재협상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캐나다와 연결되는 키스톤XL 송유관이 건설되면 하루 80만 배럴의 원유가 미국으로 흘러들어 오면서 미국 내 유가 하락과 함께 미국산 정유 수출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약한 대로 송유관 건설 허용에 이어 알래스카·북해 유전 개발 허용, 셰일가스 개발 확대에 나서면 미국뿐 아니라 세계 에너지 시장 판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백악관 집무실에서 키스톤XL·다코타 송유관 재협상을 허용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재협상 뒤 건설할지 여부를 보겠지만, 송유관 건설에만 2만8000개 일자리가 생길 것”이라고 밝혔다. 키스톤XL 프로젝트는 캐나다 앨버타주부터 미국 네브래스카 주를 잇는 송유관 신설 사업으로, 송유관이 연결되면 미국 텍사스 정유시설까지 하루 83만 배럴씩 캐나다산 원유를 수송할 수 있다. 다코타 송유관은 4개 주를 가로지르는 1931㎞에 달하며, 현재 미주리주 저수지 335m 구간을 제외하고는 완성된 상태다. 오바마 행정부는 2015년 각각 환경오염, 문화유적 파괴 우려를 이유로 키스톤XL·다코타 송유관 건설을 불허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송유관 건설이 건설·에너지 붐을 낳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백악관이 최근 홈페이지에 게재한 6대 국정기조 중 ‘미국 우선 에너지 정책’에서도 “건강한 에너지 정책은 50조 달러 상당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미국 내 자원을 재인식하는 데에서 시작한다”면서 “셰일가스 등을 적극적으로 개발해 수백만의 미국민에게 일자리와 번영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실제로 다코타 송유관의 경우 완공 시 하루 57만 배럴의 원유를 동남부 소비지까지 운반할 수 있어 상당한 경제성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트럼프 행정부가 송유관 건설에 알래스카·북극해 유전 개발을 허용하고 셰일가스 개발을 확대하면 전 세계 에너지 시장 판도도 변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산 원유 생산량 증가는 2015년 말부터 허용된 미국산 원유의 대외 수출량 증가로 이어지고, 이는 전 세계 에너지 가격을 주도해온 중동의 영향력에도 치명타를 입힐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환경보호단체 등의 반대는 트럼프 행정부가 넘어야 할 산이다. 당장 지난해 다코타 송유관 건설 중단을 끌어낸 원주민들의 반대가 격렬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환경단체들도 집단 반발하고 있다.

워싱턴 = 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
신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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