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 법)’ 시행 이후 첫 명절인 설(28일)을 사흘 앞둔 25일 국회 의원회관 택배 보관소에 국회의원들에게 보내온 선물 상자가 예년보다 눈에 띄게 줄어들어 듬성듬성 놓여있다. 오른쪽은 지난해 9월 5일 추석을 앞두고 같은 장소에 선물 상자가 빽빽이 쌓여 있는 모습.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 법)’ 시행 이후 첫 명절인 설(28일)을 사흘 앞둔 25일 국회 의원회관 택배 보관소에 국회의원들에게 보내온 선물 상자가 예년보다 눈에 띄게 줄어들어 듬성듬성 놓여있다. 오른쪽은 지난해 9월 5일 추석을 앞두고 같은 장소에 선물 상자가 빽빽이 쌓여 있는 모습.
식당 폐업·업종전환·규모축소
저가식단주문에 종업원 안늘려
식재료공급 전통시장에도 여파

회식 줄어 대리운전이용 감소
대리기사들 다른 일자리 찾기


오는 28일로 시행된 지 만 4개월을 맞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이 서민 가게들의 매상뿐 아니라 고용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매출 감소 식당들이 폐업이나 업종 전환, 규모 축소에 나서면서 고용 직원 상당수가 일자리를 잃었고, 식재료를 유통하던 일선 시장과 중간 도매상·가공 공장·생산 농가까지 줄어든 일감에 인력 채용을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한 횟집. 넓은 홀에 2명의 직원이 분주하게 오가고 있었다. 식당 주인 김모(61) 씨는 “청탁금지법 이후 손님은 비슷하지만 값비싼 회나 반주로 즐기는 주류 매상은 많이 줄었다”며 “종업원 2명이 그만뒀으나 충원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손님들 대다수가 간단한 식사를 주문했다.

가게가 되지 않다 보니 식재료를 공급하는 시장 사정도 어렵다. 노량진수산시장에서 활어 등을 취급하는 나종윤(59) 씨는 “명절이 되면 식당 외에도 선물용으로 물 좋은 활어를 찾는 경우가 많았는데 올해는 전혀 없다”며 “경기에 따라 봄 가을에 새 직원들을 많이 채용했었는데, 이번 가을부터는 사람들을 뽑지 않고 가족들이 일손을 돕기 위해 가게에 나와 있다”고 말했다.

저녁 술 자리가 줄면서 대리운전 이용 건수도 대폭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대리기사들도 다른 일자리 찾기에 나서고 있다. 전국대리기사협회 관계자는 “예년 연말 대목에는 1인당 하루 8콜(대리운전 횟수)이었지만 이젠 일주일에 8콜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생산 현장에서도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18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따르면 국내 고급 수산물인 전복의 생산지 가격이 전년도 2만3388원에서 1만9111원까지 하락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지난해보다 생산량이 조금 늘기는 했지만 청탁금지법으로 판로가 막힌 것도 원인의 하나로 분석하고 있다. 16일까지 국산 참조기 생산량은 611마리로 지난해 2154마리에 비해 72%나 급감했다.

반면 재고량은 2만379마리로 전년 1만9391마리에 비해 5%가량 증가했다. 어획량이 줄어들고 있지만 청탁금지법 영향으로 수요 자체는 오히려 감소한 것이다.

18일 농촌경제연구원의 ‘농업전망 2017’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우 생산량은 전년 대비 약 5.2%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다.

한우 생산량이 줄었음에도 지난해 추석 이후 청탁금지법 시행에 따른 수요 감소로 가격 상승 폭은 전년 대비 미미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올해도 한우 생산량이 2016년 대비 1.7%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준우·최재규 기자 jwrepublic@munhwa.com
박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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